①'처음처럼' 매각은 마켓 컨센서스 디아지오와 협상 뒷얘기 무성... 지주사 전환 위해 사업부문 매각 불가피
이 기사는 2008년 07월 17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주브랜드 '처음처럼' 으로 유명한 두산의 주류BG(Business Group) 매각설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M&A업계에서는 이미 '구문'으로 통하는 내용임에도 불구, 최근 두산의 대우조선해양(DSME) 인수자금 마련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구체적인 양상을 띤 뒷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잠재 인수 후보는 양주업체인 디아지오 코리아. 디아지오의 경우 지난 5월 방한한 폴 월시 회장이 직접 나서 "한국의 주류기업 인수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IB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초 디아지오가 두산 주류BG의 와인사업 등의 인수의사를 타진했다"며 "그러나 두산측이 마진이 박한 소주 부문 등을 포함한 일괄 매각를 원하고 있어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두산측은 매각사실을 부인하며 "주류BG를 팔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류업계나 IB업계에서는 두산 주류BG를 '당연히 나와야 할 매물'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미 '마켓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는 것.
'매각 불가피설'를 지지하는 근거는 다양하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매각대금 마련을 위해 두산이 내놓을 수 있는 여러 잠재매물 중 가장 쓸만한 대상이 '처음처럼' 브랜드라는 점이다.
DSME 인수를 위해 필요한 전체 자금은 최대 8조~9조원까지 거론된다. 현재까지 두산이 밝힌 자금마련 계획은 하나은행 등 금융권 차입, 재무적투자자(FI) 유치, 그리고 사옥과 사회간접자본(SOC)지분매각 정도다. 이 정도 규모로는 포스코, GS등과 경쟁할 충분한 실탄 만들기가 어렵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그나마 두산이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의류BG '폴로'의 매각마저 원매자의 매입의사가 애매해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두산의 주류BG는 소주시장에서 진로에 이은 2위의 시장점유율(2008년 1분기 기준 12.5%, 수출포함)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확보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다. 또 '마주앙' 브랜드로 판매되는 와인 등 과실주 분야에서는 소주이상의 쏠쏠한 마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국내 소주시장 진출을 바라는 잠재매수자들도 다수 대기하고 있다. 현금마련 차원에서는 주류BG만한 매물이 없는 셈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변모할 두산그룹의 색깔을 감안할 때도 주류BG의 매각은 예정된 수순이란 분석도 있다.
두산그룹은 2005년 비자금 및 분식회계 사건 이후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2008년말까지 지주회사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형태는 다른 지주사와 달리 자체적으로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지주회사 체제다.
그러나 두산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설립ㆍ전환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총자산 대비 지분법평가액 비율을 50%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올해 1분기말 기준 두산의 총자산은 2조2258억원, 지분법적용 투자주식가액은 8393억원 가량으로 지분법평가액 비율이 37.7%에 불과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총자산이 1000억원이 넘는 두산으로서는 지주회사 전환비율을 맞추려면 분자를 늘리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2736억원 가량 더 사들이든지, 아니면 분모를 줄이기 위해 자산을 5470억원 가량 줄이는 수밖에 없다.
현금이 아쉬운 두산으로서는 당연히 두번째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단기간에 부채를 대폭 줄일 수 없다면 현실적인 방안은 사업 일부를 팔아치우는 것 외에는 없다.
주목할 점은 두산이 이미 내부적으로 전자, 테크팩, 주류, 의류 등의 사업부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 새로 인수한 두산모트롤(옛 동명모트롤)을 지주사에 합병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회사의 성장축을 기계부품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구도 아래서는 지주사의 성격과 거리가 먼 의류BG나 주류BG는 사업분야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꿔다놓은 보릿자루' 형상이 되고 만다. 차라리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성장성이 낮은 사업부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적절한 방향인 셈이다.
'처음처럼'의 매각설이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결국 이런 배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