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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빨리 파는 게 상책?" 점유율하락ㆍ마진감소 등 고민.. 2년뒤 진로-하이트 영업망 통합하면 '위기'

현상경 기자공개 2008-07-20 12:30:38

이 기사는 2008년 07월 20일 12: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 주류BG 매각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는 소주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두산은 2006년 2월 '처음처럼' 출시 이후 한때 전국 시장 점유율 10%, 수도권 15%를 넘기는 돌풍을 일으켰다. 1위 등극을 넘볼 수 있다는 마의 점유율 25%대 돌파까지 거론됐지만 이런 열기는 이내 수그러들고 말았다.

우선 지난해 수출포함 13.7%를 차지한 두산의 시장점유율은 진로가 '참이슬 프레쉬' 출시로 맞불을 놓으면서 올해 1분기 12.5%까지 떨어졌다.

두산의 주요 BG가운데 주류BG의 성적표도 좋지 않은 편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이 17.7%나 줄었다.

게다가 두산주류BG에서 쓰고 있는 광고선전비, 판촉비 등을 포함한 막대한 마케팅 비용 부담도 고민거리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소주업계의 마케팅 전쟁을 주도한 곳은 두산" 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두산 주류BG는 한때 연간 영업이익을 웃도는 250억원대의 마케팅 비용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을 들인 마케팅 경쟁이 실제로 소주 판매량 증가와 직결되는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 소주판매량을 결정하는 것은 영업조직망이 얼마나 잘 짜여 있느냐와 음식점 등 소매점에서 자사 주류를 얼마나 사들이느냐 여부"라며 "영업조직은 앞으로도 두산이 진로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류업계는 두산의 '처음처럼' 열풍이 가능했던 원인으로 두산이 360㎖당 소주 출고가를 800원에서 730원으로 대폭 내린 점이 핵심이라고 꼽고 있다. 이는 10개 소주회사 가운데 최저 수준. 소매점 입장에서는 출고가가 낮아 마진이 더 남는 '처음처럼'을 선호하게 되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본사의 마진을 깎아먹는 결과로 돌아온다.

많이 팔아봤자 정작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이러다 보니 업계 관계자들은 "두산은 90년대 중반에도 '그린' 소주로 한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했지만 진로가 '참이슬'로 치고 나오면서 자리를 내준 뼈아픈 경험이 있다"며 "지금처럼 마케팅만으로 점유율을 늘리다 보면 같은 역사가 반복될수도 있다"고 말한다.

악재는 더 있다. 오는 2010년 이후면 시장이 우려했던 대로 마침내 진로와 하이트의 영업조직 통합이 이뤄질 것이란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할 당시 독과점 방지를 위해 5년간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영업조직을 분리하도록 한 바 있다. 이 규제가 풀리면 '참이슬'은 진로가 보유한 수도권의 막강한 영업력과 하이트맥주의 경상도 기반 영업망을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진로와의 경쟁만으로도 버텨내기 힘든 데 하이트맥주라는 '적군'이 가세할 경우 두산이 소주시장에서 버텨낼 재간이 없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남은 기간이 채 2년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게다가 최근 소주업계에는 이른바 '악몽'으로 불리는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의 소주시장 진출설마저 다시 거론되고 있기까지 하다.

국내외 IB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정황을 제시하며 두산 주류BG에 대해 "시기와 가격이 문제일 뿐 당연히 나오게 될 매물"이라고 풀이한다. 팔지 않고서는 배겨낼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더욱 무성해진 매각설 역시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이런 평가들에도 불구, 두산은 "주류사업은 두산의 뿌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매각설을 반박하고 있다. 아무리 필요성이 부각된 들 매각자가 팔 의사가 없으면 그만이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IB관계자들은 "두산이 처음부터 '팔겠다'고 공개 선언하는 매물이 몇개나 되느냐"며 "기업을 팔아본 경험이 있는 두산은 '처음처럼' 매각을 은밀히, 그리고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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