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12월 21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두산주류BG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국내외 자금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두산그룹은 테크팩에 이어 처음처럼 매각에 성공해 지주회사 전환채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롯데그룹도 이번 인수로 양주에 이어 소주, 와인 등의 주류 수직 계열화를 이루게 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주류BG 매각주관사인 하나IB가 지난 18일 4곳의 인수 후보들로부터 추가 제안서를 접수 받은 결과, 롯데가 가격을 비롯한 인수조건 등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
지난 12일 본 입찰 당시만해도 롯데는 경쟁 후보인 사모투자펀드(PEF)들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 유력한 후보에서 멀어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두산측이 2-3회에 걸친 추가 가격조정 과정에서 당초 가격 수준을 상당폭 높인데다 있어서 인수종료기간 등에서도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관심사인 매각가격은 당초 두산측 희망가격인 6000억원보다 낮은 5000억원대 초반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이후 최종 인수가격이 정해지겠지만 EV/EBITDA가 가뿐히 10배를 웃돌며 지난 2005년 하이트맥주컨소시엄이 시장점유율 1위인 진로를 사들였을 때 배수(12~15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전국의 유통망을 갖춘 롯데 입장에서도 기존 음료 사업은 물론 스카치블루로 위스키 사업도 펼치고 있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측면에서 무리한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주류 에비타 수준을 볼 때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두산 주류BG의 매출액은 3420억원,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감가상각비 등을 더한 EBITDA는 400억원에 못 미친다.
어피니티파트너스, KTB네트워크, 서던캐피탈-스카이레이크컨소시엄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은 막판까지 인수 의욕을 보였지만 재무적 투자자(FI)로써의 제한된 영향력을 뛰어넘지 못했다. 인수 이후 마케팅 비용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M&A업계 안팎에서는 가격 이외에 변수에서도 FI보다 전략적투자자(SI)인 롯데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두산주류의 새주인이 누가 되던지 국세청으로부터 주류면허를 재취득 받아야 하는데 FI보다는 SI가 해외보다는 국내 인수자가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류면허가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 않더라도 국민 정서상 해외 사모펀드 인수는 수년 뒤 재매각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 롯데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산그룹은 22일 오후 롯데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뒤, 금명간 구속력 있는 본 계약을 맺고 실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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