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홀딩스, 진로 풋옵션용 600억 채권발행 FI 풋옵션 행사로 3545억원 매수 의무...한신평 'A' 평가
이 기사는 2009년 04월 02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홀딩스가 2008년 5월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지 1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하이트홀딩스가 하이트맥주와 물적분할한 지난해 7월 이후 단독으로 채권발행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달자금은 계열사 풋옵션 행사대금에 쓰인다. 진로의 재무적 투자가(FI)가 지난달 30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함으로써 이에 대한 상환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
◇ 600억 회사채 발행...진로FI 풋옵션 행사로 대규모 차입 필요
2일 하이트홀딩스는 오는 9일 600억원어치의 원화채를 발행한다. 만기는 2년6개월, 금리는 6%대로 정해질 예정이고 동부증권이 대표주관을 맡는다.
회사 측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회사채를 발행한다"며 "진로 FI의 풋옵션 행사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그룹은 당초 5월까지 진로를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주식시장 침체로 계획했던 가격으로 상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이트홀딩스는 지난달 30일 진로 FI인 KDB PEF, 산은캐피탈, MSJILLC(모건스탠리 계열) 등이 풋옵션을 행사했다고 공시했다.
풋옵션은 올해 2월2일 이후 KDB PEF와 산은캐피탈이, 3월29일 이후 MSJILLC가 행사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번 풋옵션 행사로 하이트홀딩스는 지분의 15.2%를 3545억원에 매수할 의무가 생겼다.
교원공제회와 군인공제회, 새마을금고 등 다른 FI는 2010년 9월말부터 풋옵션을 행사하게 돼 있어 다소 여유가 있다.
하지만 하이트홀딩스의 보유 현금은 대략 200억~300억원 정도로 알려져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고 상환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회사채 발행 역시 자금조달의 일환이지만 추가적인 채권발행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 물적불할 후 첫 회사채 발행...한신평 'A' 평가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하이트홀딩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존 회사채 등급인 A+(안정적)와는 한 노치가 차이난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이번 하이트홀딩스 회사채는 하이트맥주(A+)와 물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이트홀딩스 만의 신용등급을 적용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계열사에 비해 한 노치 낮아 하이트홀딩스의 등급을 A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물적분할 이전에 발행된 하이트홀딩스의 회사채 등급은 A+가 유지된다고 한신평 측은 전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주류사업 내 효과적인 주종다각화를 통해 맥주시장과 소주시장에서 업계 1위를 바탕으로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의 사업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이트홀딩스의 배당금 수입은 2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의 경상적인 자금원천은 배당수입인데 하이트맥주에 대한 홀딩스의 지분율이 낮기 때문. 여기에 연간 140억원 내외의 로열티 수익을 고려하면 창출가능한 영업현금흐름은 160억원내외로 추정된다.
한신평은 "연간 450억원 상당의 기본적인 운영비와 금융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수준이지만 진로가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후 잉여금 누적으로 배당가능여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하이트맥주에 대해서는 현물출자 등으로 지분을 확충할 계획이어서 향후 배당수입 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안정적인 자금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신평은 "풋옵션 행사시 자금부담이 가중되겠지만 국내 소주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진로의 기업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며 "금융시장이 안정화되고 증시가 회복된다면 상장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추가적인 합작 투자도 가능해 주주간 계약이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라고 한신평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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