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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교환사채로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현금 조달 · 금리 낮추기... 바이백으로 465억 차익 남기기도

이재영 기자공개 2009-04-10 11:34:12

이 기사는 2009년 04월 10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교환사채로 잇따라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막대한 보유주식을 썩히지 않고 교환사채를 발행해 저금리 자금조달에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급매물로 나온 교환사채를 헐값에 되사 투자자들에게 인심도 얻고 실속(상환차익)도 챙겼다.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되자 지체없이 교환사채를 다시 발행해 금리도 낮추고 단기차입 부담도 더는 기민함을 보였다.

KCC가 처음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보유 주식의 가치가 최고를 기록하는 시점에서 유동화에 나섰다. 종합주가지수(KOSPI)가 2000을 돌파하는 등 주가가 치솟을 때였다.

KCC는 자사주,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주식을 활용해 10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EB를 발행했다. 교환가액은 KCC 70만7361원, 현대중공업 66만5890원, 현대상선 5만2473원에 달했다.

교환가액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교환대상 주식은 적다. EB 발행에 드는 기회비용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금리도 1.45%~2.6%수준이었다.

EB 발행에 쓰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지분은 KCC가 2003년 취득한 것이다. 창고 속의 타사주를 4년 만에 꺼내 적은 부담으로 대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KCC는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폴리실리콘 설비 투자, 기존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했다.

KCC는 발행 후 1년만인 지난해 11월 교환사채 일부에 대해 바이백을 실시했다. 현금이 급해진 해외 투자자들의 요구에 응한 것이다. 당시는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을 시점. 일부 투자자들이 헐값에 채권을 팔아 치우고 있을 때였다.

KCC는 액면 1억8310만달러 어치의 EB를 시장가에 되샀다. 액면보다 30%나 싸게 사들여 330만달러(465억원 상당)의 차익을 얻었다. 투자자들에게 생색도 내고 실속도 챙긴 셈이다.

KCC 관계자는 "당시 풋옵션 청구일(2010년 11월) 이전에 채권을 상환할 수 없겠냐는 일부 투자가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가격이 낮아 매우 유리한 조건에 채권을 바이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자 KCC는 다시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달들어 두 차례에 걸쳐 현대중공업과 현대모비스 보통주를 대상으로 3억830만달러(4088억원 상당) 어치를 재발행했다.

KCC는 조달한 자금의 일부를 지난해 11월 교환사채 바이백을 위해 JP모간체이스은행에서 차입한 1억5288만달러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단기차입금을 장기로 전환하는 동시에 연 7%인 금리를 3%로 낮출 수 있게 됐다.

KCC 관계자는 "시장상황과 시기가 맞아 떨어져 효율적으로 EB를 운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EB 등을 활용해 현금을 조달하고 재무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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