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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4년만에 대규모 회사채 발행 이유는? "차세대 성장동력 발판마련" vs "광고시장 한파 장기화 대비"

이도현 기자공개 2009-04-24 14:44:00

이 기사는 2009년 04월 24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S가 조만간 회사채 시장에서 1000억원 내외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SBS는 2005년 5월 이후 4년 만에 공모사채 시장에 등장하게 된다.

그동안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을 해온 SBS가 현 시점에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이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광고시장 한파가 길어질 것을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

◇ 01년·05년 200억원 발행...1000억원 발행 '이례적'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BS는 1000억원 내외의 회사채를 5월 중 발행하기로 하고 사전 수요조사(태핑)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 업체로는 올 들어 첫 번째 공모사채 발행이며 SBS 자체로는 4년 만이다.

발행목적은 차세대 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현금확보 차원으로 알려졌다. 시장참여자들은 SBS 이사회가 지난 16일 회사채 발행 건에 대해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결정되면 조만간 관련사항을 공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SBS는 A1의 단기 신용등급만 보유하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SBS가 회사채 신용평가를 받을 경우 AA-수준의 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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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4년마다 정기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왔다. 2001년 9월에는 200억원을 발행했고 2005년 5월에도 같은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000억원의 대규모 발행은 극히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SBS의 자금조달 목적에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상암DMC(Digital Media City) 신규사옥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SBS 계열사들은 자금수요를 내부창출현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 현금흐름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암DMC 외에는 특별한 자금소요가 없다는 것.

하지만 SBS가 1000억원을 조달할 정도로 급한 것은 아니다. 상암동 DMC 신규사옥 건축을 위한 토지 매입에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 277억원 정도 투자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BS 계열사 전체가 투자에 대한 공동부담을 지고 있는데다 분할 납부 구조와 계열 전반의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당장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정도로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광고시장 위축으로 미디어 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현금확보 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추가 M&A(인수·합병)를 통해 시장 지위력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내놨다.

◇ "광고시장 침체 장기화 대비 유동성 확보"

하지만 시장에서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광고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비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SBS는 몇 년간 순차입금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우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경기악화에 따른 광고시장 한파로 SBS의 수익성과 영업현금창출력은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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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영업이익은 2007년말 324억원에서 2008년말 5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EBITDA (감가상각 및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는 2006년 959억원, 2007년 631억원, 2008년 357억원을 기록하는 등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현금흐름(Cash Flow)도 2007년말 595억원에서 2008년말 379억원으로 감소세다.

업계 관계자는 "SBS와 계열 PP 등은 광고시장에 민감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긴축경영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 차입금을 통해 미리 유동성을 확보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SBS의 회사채 발행을 곧 재무구조의 급격한 악화때문으로 단순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업이 공모사채 시장에서 대규모로 자금조달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SBS의 향후 영업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 증권사들은 SBS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SBS의 방송광고 판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27% 감소해 올 1분기 영업손실이 188억원에 달한다"며 "고정비 비중이 큰 사업구조라 매출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이는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접어서도 광고 판매가 부진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7%, 67.7%로 하향조정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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