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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채권시장서 '찬밥' 우량기업 명성에도 이례적 디스카운트…작년 재무 개선 '역효과'

황철 기자공개 2009-05-08 08:30:03

이 기사는 2009년 05월 08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은 관급 공사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업종 내 가장 양호한 재무구조와 신용도를 자랑해온 기업 중 하나다. 토목·플랜트, 공공건축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해 주택경기 침체에도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현금 창출능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채권시장에서의 평가는 신용평가업계의 시각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이 같은 다른 건설사에 비해 금리가 확연히 높다.

'현금성자산 1180억원, 영업현금흐름 1302억원, 당기순이익 463억원(2008년 말 기준)' 등 건설업종 내 최고 수준의 안정성·수익성 지표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대우치고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신용등급은 A0, 채권 금리는 BBB+급

태영건설의 회사채·기업어음 신용등급은 각각 A0, A2로 규모(시공능력 24위)가 비슷한 중·대형사 중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태영건설의 채권 수익률은 두 노치(Notch) 아래인 BBB+급에 근접할 정도여서 사실상 A급 기업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기업어음 역시 투자적격 중 최하위 등급(A3-)보다 200bp 이상 높은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태영건설 채권에 대한 2년물·3년물 민평금리(6일 기준)는 각각 7.36%, 8.34%에 달한다. A0등급 평균수익률(5.30%, 5.99%)과는 206bp, 235bp나 차이가 나고, 한 등급 아래인 A-(5.81%, 6.54%)와도 150bp 이상 벌어져 있다. 오히려 채권 발행이 거의 되지 않는 BBB+(7.96%, 9.00%)급에 가까운 수준.

태영건설이 3월25일 발행한 2년물 채권(42회차) 평균거래수익률이 8.35%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평가 금리 역시 오히려 후한 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기업어음 평가수익률도 7.50%(3개월물)로 A2 등급(민평 3.96%) 중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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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사 채권이 자기 신용등급에 비해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현실을 감안해도 태영건설에 대한 디스카운트 폭은 이례적이다. 신용등급 한 단계 아래(A-)에 있는 두산건설(3년물 7.91%), 고려개발(7.97%)보다도 40bp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태영건설의 재무상황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보인 탁월한 재무개선 효과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관급공사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토목 부문 경쟁심화와 대규모 민간건축사업 진출 등으로 재무위험이 커졌다"며 "지난해 말 공사대금 조절 등으로 현금흐름 등이 양호하게 나타났지만, 매입채무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안정성 지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재무개선, 오히려 역풍?

실제로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건설업종에서는 보기 드물게 차입금 감소, 당기순이익 증가, 대규모 영업현금흐름 개선 등의 성과를 이뤘다.

태영건설의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4893억원으로 전년(5148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반면 66억원에 불과하던 현금성자산은 118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594억원에서 1302억원으로 반전했고 당기순이익도 381억원에서 463억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은 매입채무 증가와 함께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줄었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의 매입채무는 1430억원으로 전년 말 325억원 보다 크게 증가했다. 결국 공사대금 지급 조절로 유동성 지표의 개선 효과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

연말 결산을 고려해 매입채무를 늘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향후 사업 진척에 따라 현금흐름이 저하될 가능성은 충분한 상태다.

위 관계자는 "건설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매입채무 조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태영건설의 경우, 향후 기성율(사업 진척도)에 따라 현금흐름 개선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대구, 수원 사업장 PF 관련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과 마산 사업장 미분양 위험 등이 채권 평가 수익률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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