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3000억 자금조달은 모기업 지원용? 장단기 차입통해 3000억원 조달 움직임
이 기사는 2009년 05월 1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로가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의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금융계에서는 재무적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가 예정돼 있어 모기업인 하이트홀딩스에 매입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진로는 다음주중 2000억원 규모의 91일물 CP(A1)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2.59%로 이미 입찰이 끝났다.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에 2년물과 3년물로 나누어 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진로는 외견상 특별한 자금소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3월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회사채 만기상환은 10개월 이상 남아 있다. 소주업계 1위(50% 점유율)의 확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운전자금 소요도 없는 상황이다.
자체적인 유동성도 풍부하다. 지난해 말 기준 진로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1949억원(사용제한금융상품 제외)이며, 연간 1600억원의 영업현금 창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은행권 여신한도 1370억원을 감안하면 진로는 1년동안 4919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진로는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2813억과 600억원 내외의 설비투자를 자체 유동성자금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진로의 대규모 장·단기 차입에 대해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풋옵션 행사를 배경으로 보고 있다. 진로 인수 당시 하이트맥주는 재무적 투자자(FI)에게 풋옵션을 약속했고, 지난 2월부터 행사가 가능해 졌다.
올해 행사가 예정된 풋옵션 규모만 3545억원에 달한다. 모건스탠리(2293억원)의 행사 기일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산은PE와 산은캐피탈도 9월말까지 옵션 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하이트홀딩스는 지난달 9일 풋옵션 행사대금용으로 600억원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진로 지분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방도를 찾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결국 시장에서는 하이트맥주가 기업가치가 높은 진로를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진로의 유상감자 및 배당으로 재무적 지원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진로 관계자는 "신규등급을 받았을 뿐 아직까지 경영진으로부터 자금조달에 대한 어떠한 방침도 전해들은 바 없다"며 발행계획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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