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8월 03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선박 수주 취소와 인도 연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도 연기 요청이 중도금 인하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국내 조선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태 파악에 나섰다.
◇ SLS조선·대한조선 발주 취소 사태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세계적 해운업체 스톨트닐슨의 자회사인 스톨트 탱커는 지난 6월26일 SLS조선과 체결했던 4만4000 DWT(재화중량t수)급 화물운반선 4척의 발주계약을 취소했다. 스톨트닐슨은 지난 3월에도 SLS조선에 화물운반선 1척의 계약취소를 통보했었다.
국제 해운선사인 글렌다 인터내셔널 쉬핑(Glenda International Shipping)도 지난 6월16일 SLS조선에 발주했던 5만1000DWT(재화중량t수)급 탱커 1척의 계약취소를 통보했다.
지난 2월 노르웨이 선사인 골든 오션은 대한조선에 케이프사이즈(Cape Size)급 벌크선 2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취소했다.
발주 취소는 중소형 조선사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해운조사 전문기관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그리스의 해운선사인 마르마라스(Marmaras Navigation)는 올해 초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과 체결했던 초대형 유조선(VLCC) 3척과 4척의 석유운반선 수주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실제 발주취소 사례를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발주 취소 외에 선박 인도 연기나 선종변경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삼성重·한진重 인도연기·선종변경 요청받아
이스라엘 해운선사인 짐 인티그레이티드 쉬핑 서비스(Zim Integrated Shipping Services Ltd.)는 지난 2월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해 발주 취소 내지 인도 연기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었다.
STX조선은 지난 2월 크로아티아 선사로부터 케이프 사이즈급 벌크선을 MR급으로 변환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의 해운선사인 CMB는 지난 3월 한진중공업에 케이프 사이즈급 벌크선 2척을 아프라막스급(aframax)급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LNG선과 컨테이너선의 인도 시기를 6∼8개월 늦춰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용선(charter)을 잡기 어렵고 파이낸싱(financing)도 어렵다 보니 인도 시기를 늦춰달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대부분의 조선사들이 선박 인도 연기 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업체에서 인도 연기 규모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 감독당국도 최근 선박 인도 연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상황 점검에 나섰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조선사 측에서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인도 연기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며 "그렇지만 인도 연기 요청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발주 취소와 동시에 인도 연기 요청이 심각할 정도로 진행되는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여 우려 확산을 차단했다.
조선사들은 인도 연기 요청이 가격 인하 요청으로 번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대형조선사 고위 관계자는 "요즘 선주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인도 연기는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 "배값을 깎아달라는 요청이 굉장이 많아 어느 조선사 할 것 없이 협상하느라 골치를 앓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한 군데에서 가격을 깎아주면 소문이 나면서 다른 곳에서도 가격 인하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지금 계속해서 버티고 있다"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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