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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저축은행, 유화증권 15% 처분 골머리 거래량 적어 시장 처분 난망..블록딜은 원매자 없어 어려워

문병선 기자공개 2009-08-21 11:20:56

이 기사는 2009년 08월 21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저축은행이 계열 저축은행 4개사(한국종합캐피탈, 진흥·경기·영남 저축은행)와 공동으로 보유 중인 유화증권 지분 처리 여부를 놓고 골치를 썩고 있다.

과거 증권주 단기 투자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터라 이들 저축은행 내부에서도 장기간 수백억원의 자금을 묶어 놓은 유화증권 투자만은 실패 사례로 분류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흥저축은행(5.88%)과 한국저축은행(5.43%)이 유화증권 지분을 갖고 있고, 이와 별도로 5%룰을 적용받지 않는 선에서 나머지 저축은행이 일부 지분을 보유해 총 14.9%의 지분을 5개 저축은행이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입 시기는 2006년 초부터, 매입단가는 약 1만3000원~1만5000원선이다. 총 투자비용은 약 25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이례적인 장기투자, 간신히 손익분기점

4년 가까이 해당 주식을 보유 중인 셈으로 저축은행 투자 성격으로 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지난 1월13일 한국종합캐피탈·경기저축은행·영남저축은행 등 3개사는 유진기업으로부터 장외에서 유진투자증권 주식 5000만주(8.63%)를 매입한 뒤 3개월 후인 4월초부터 시장에서 대부분 매각해 약 20%의 단기 수익을 올렸다.

또 앞서 2007년에는 2만원선에서 인수한 BNG증권중개 지분 전량을 두산캐피탈에 매각해 단기간에 25%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단기 트레이딩에 능한 이들 저축은행이 유화증권 주식을 취득하게 된 배경은 저PBR주식이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2006년은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이 테마를 형성할 때였다. 저PBR 주식투자는 자산가치대비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해 본질가치를 회복하면 주가를 팔아 차익을 취하는 것. 한국저축은행 등도 주저없이 투자했다.

실제 유화증권 주가는 2006년 이들 저축은행이 매입한 이후 한때 3만원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지금처럼 장기투자가 될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었다.

문제는 2008년부터 나타났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금융주가 맥없이 추락하다가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이후 추풍낙엽처럼 주가가 급락한 것. 지난해 후반 한때 유화증권 주가는 800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일 종가는 1만5000원이다. 배당수익률 약 3~4%를 포함하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는 했다.

◇거래량 적어 시장 매각 '난망'

매각 타이밍을 놓친데다 유화증권 주식은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었다. 특히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로는 더욱 거래량이 줄었다. 요즘은 하루 5000주를 넘기지 않은 때가 많다.

유화증권 지분 처분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저PBR 주식은 대부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며 "한번씩 모멘텀이 나오면 대량 거래가 일어나기도 해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가 오면 처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화증권이 모멘텀 부족의 대표적 증권주로 분류되고 있는 점이다. 유화증권은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해 M&A 가능성이 낮고 유독 새로운 사업을 하지 않는 증권사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보유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하기도 어려운 상황. 2대주주 지위면서도 이사회를 장악하기 어려워 경영 참여도 어려운 데 사려는 기관이 나타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저 PBR 종목은 많은데 유독 '가족 기업'으로 불리는 유화증권에 투자했는지 배경이 궁금했다"며 "인력들도 많이 빠져 나와 주가에 바람을 넣어 줄 새로운 동력을 찾을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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