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 진로 가치평가 부실 논란 불과 석달전 6.72만원 평가..공모가격과는 39% 괴리
이 기사는 2009년 10월 05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약 석달전 평가한 진로 주식가치(주당 6만7200원)가 최종공모가(4만1000원)와 무려 39%의 괴리를 보여 가치평가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회계법인이 회사(하이트홀딩스 및 진로) 등이 제시한 기초자료(예측자료 포함)의 타당성 검토 의무에 소홀했거나 합리적 방법으로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는 경우 '부실 외부평가'로 간주해 제재할 수 있어 주목된다.
지난 6월 하이트홀딩스가 금감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4월29일부터 6월18일까지 하이트홀딩스의 의뢰를 받아 비상장주식(진로) 외부평가를 수행했고, 주당 6만7200원(레인지 6만3189원~7만1941원)으로 진로 주식을 평가했다.
통상 비상장법인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미래현금흐름 할인법(이익기준 평가접근법)'으로 진로 주식 평가 당시에도 이 계산법을 사용했다.
딜로이트안진은 당시 평가보고서에서 진로의 영업가치를 2조4510원으로, 비영업자산을 8201억원으로, 기업가치를 3조2712억원으로 평가했다. 기업가치에서 이자부부채를 차감한 자기자본가치는 2조8899억원으로, 주당 가치를 6만7209원으로 계산했다.
비상장법인의 주식가치는 평가 대상 회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기초로 평가되므로 외부평가기관이 소홀할 경우 자칫 회사측에 유리한 계산이 될 수 있거나 매출 등이 확대돼 평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감위는 비상장주식 평가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비상장주식 외부평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시행규칙(제36조 13 제4항)에 '외부평가기관의 평가가 심히 부실한 경우 일정한 기간을 정해 평가업무를 제한하거나 외부평가기관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외부평가기관이 자료의 접근 어려움으로 회사측에서 제시한 데이터를 근거로 평가를 하더라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한 것.
딜로이트안진의 평가 내용은 당시 하이트측이 진로 주식 551만6000주(12.8%)를 리얼디더블유(유)와 신협중앙회에 각각 2308억원(주당 5만2282원), 585억원(주당 5만3200원)을 받고 매각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됐다.
특히 평가보고서가 나온 지 석달 후 하이트측이 진로 IPO 희망 가격을 주당 5만4000원~6만원으로 제시할 때도 이 평가가 상당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평가기관의 주식 평가 가격이 주당 6만7000원이 넘었던 터라 6만원대 공모가도 가능하다는 논리. 장외에서 진로 주식은 한때 주당 7만원에 넘게 거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를 위해 사상 유례없는 2차 수요예측까지 벌였으나 진로의 최종 공모가는 희망 가격 밴드에서도 크게 벗어난 주당 4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이 때문에 석달 전 진로 주식을 7만원 가까이로 평가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회계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른 것.
이에 대해 당시 진로 주식가치 평가 책임자인 김주선 딜로이트안진회계 부대표는 "이론상 가치와 실제 거래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평가를 하면서 변수로 놓는 미래에 대한 가정, 할인율 가정, 성장률 가정 등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따라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또 비상장 주식이 시장에 나왔을 때 시장 상황에 따라 또다른 편차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이가 나도 단기간에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주식 외부평가는 그동안 여러 부실평가가 있었다"며 "지나치게 가격을 낮게 평가해 편법으로 주식을 상속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높게 평가해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평가를 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평가보고서를 참고로 진로 주식을 인수했던 신협 관계자는 "여러개의 평가보고서를 참고하여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모가격이 얼마로 산정되더라도 풋백옵션 계약이 체결돼 있어 인수 가격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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