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화채 발행 절반은 '롯데채권' 일본계 은행과 관계 돈독...금리 메리트로 조달비용↓ 효과
이 기사는 2009년 10월 06일 12: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회사채 시장의 '일본통'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3분기에만 4000억원 규모의 엔화표시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발행된 엔화채의 65%에 달하는 수치다.
롯데그룹의 엔화채 발행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는 △일본계 은행들과의 돈독한 관계 △금리 메리트로 인한 조달비용 감소 때문이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올 3분기에 총 1조321억7300만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기간에 회사채로 1조원 넘게 조달한 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1조9450억원), 신한금융지주회사(1조6966억원), 롯데그룹 뿐이다.
롯데그룹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엔화채 발행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중 38.96%(원화기준 4021억7300만원)가 엔화채로 이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발행된 전체 엔화채의 65.52%에 달한다.
올해 누적 발행물량에서도 롯데그룹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지금까지 총 740억엔 규모의 엔화채가 발행됐는데 이 중 53.43%를 롯데그룹(400억엔)이 차지하고 있다.
각 계열사 별로는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인 롯데칠성음료·롯데제과·롯데쇼핑은 300억엔어치 엔화채를 발행했다. 반면 롯데카드(AA)·롯데캐피탈(A+)·롯데건설(A+)·롯데정보통신(A+) 등 AA급 이하 계열사들은 원화채로만 6300억원을 조달했다.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상향조정된 롯데카드는 오는 7일 20억엔 규모의 엔화채를 발행한다. 이는 롯데그룹 계열 금융회사로는 올 들어 첫번째 외표채 발행이다.
엔화채를 발행해 원화용도의 자금을 조달하는데는 엔화를 달러로, 이를 다시 원화로 바꾸는 이중의 스왑거래를 해야 하는 불편과 비용이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이 엔화채 발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최근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아직은 엔화채 발행에 금리 메리트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엔화채 발행금리는 2%가 채 되지 않는다. 스왑 비용을 감안해도 실제 조달금리는 4% 초반대. AA+급 회사채 3년물의 민평금리가 5%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1%포인트 가량 조달비용을 줄인 셈이다.
롯데그룹이 발행한 엔화채는 주로 일본계 은행이 사준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엔화채 투자처는 대부분 일본계 은행"이라며 "일본계 은행과 관계가 잘 다져진 롯데그룹이 다른 국내 그룹계열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요를 채우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면 롯데그룹이 AA급 이상 계열사를 중심으로 엔화채를 추가로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환율하락으로 마진이 줄어들고 있어 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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