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11월 11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중소형 케미칼 선박 건조사인 SLS조선이 자금난으로 긴박한 상황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수출보험공사의 상생보증 연장으로 은행의 대출채권 만기 연장이 이루어질 경우 일단 최악의 상황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금난의 근본적인 이유가 해운업황 악화로 신규 수주가 되지 않고 고객인 선사들이 발주를 취소하거나 건조한 선박을 제때 인수해 가지 않는 상황 때문이어서 은행권의 만기연장은 단기 처방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SLS조선은 올해초 은행권의 재무평가에서 합격판정(B등급)을 받았다.
올 들어 대부분의 국내 조선사는 해운사의 발주취소와 인도지연으로 현금흐름이 적자를 보이고 있다. SLS조선도 올해 인도해야할 선박 8척, 3억5000만달러(계약 규모 기준) 가량을 제 때 인도하지 못하면서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보 관계자는 "SLS조선의 자금난의 원인은 선박인도 지연에 따른 선박잔금의 미수"라며 "국제중재기간이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필요자금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신규 선박 수주가 줄면서 선수금이 급감, 현금흐름이 더욱 나빠졌다.
실제로 SLS조선은 지난 2004년 이후 선박 수주가 급격히 늘었다. 2004년 2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주잔액은 2005년 4억9000만달러로 늘더니 2006년에는 22억달러로 급증했다. 2007년도에도 15억달러를 수주했다.
그러나 해운시황이 추락한 지난해에는 신규수주가 1억7000만달러로 줄더니 올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소형 케미칼 선박의 국제 시세가 20~30% 가량 하락하면서 선주들이 중도금을 내지 않거나 납기를 연장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급한 계약금을 떼이더라도 더 싼값에 배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SLS조선의 재무안정성은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SLS조선의 은행차입금은 지난해 말 1444억원에서 9월말 현재 356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947%에서 100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서로 운전자금 대출을 해주는 상생보증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대출을 늘린 영향이 컸다. SLS조선은 올해 외환은행(2209억원)과 바클레이즈은행(421억원)에서 신규 대출을 받았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것도 바로 이 부분. SLS조선은 지난 10월초 바클레이즈은행에 만기도래한 차입금 100억원 가량을 갚지 못해 연체통보를 받았다. 뒤이어 외환은행에 돌아온 250억원 규모의 차입금도 갚지 못했다.
수보가 만기 연장을 결정하면서 해결의 실타래를 풀었지만 차입금 규모가 커 시황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자금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9월말 현재 SLS조선의 은행 대출금은 3567억원이며 선수금 환급보증(RG) 등의 지급보증은 2조6733억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SLS조선등과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시중은행들이 모여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은행이 나서는 일시적인 지원책보다는 정부 주도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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