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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1년9개월간 풋옵션 존재 공개 안해 재무제표 반영 여부 논란...주가 하락 탓에 풋옵션 행사는 예측됐던 수순

현상경 기자공개 2010-01-27 06:00:46

이 기사는 2010년 01월 27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게임업체에서 인수합병(M&A)가 이뤄진 뒤 공동 인수자간에 1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민사 소송 사건이 발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게임홀딩스(티스톤)측은 계약서상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네오위즈 측은 "배상의무가 없다", "계약서대로 하고 싶어도 위법이라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당장 업계의 관심사는 소송이 발생한 원인과 네오위즈게임즈가 풋옵션 수용을 거부하는 이유다.

2007년 인수가 추진될 당시 게임온은 일본내 2위의 점유율을 보유한 온라인 게임업체였다. 2001년 e삼성재팬(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투자회사)과 소프트뱅크 출자로 설립됐으며 2006년 도쿄증시에서 신흥기업들을 모아놓은 마더스(MOTHERS)에 상장됐다. 국내 게임회사인 웹젠의 온라인게임 '뮤'와 'SUN', L&K의 붉은 보석, 하이윈의 천상비 등을 일본에서 서비스하기도 했다.

이 회사에 대한 인수작업은 게임홀딩스의 지배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티스톤이 먼저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 게임업체들 가운데 네오위즈를 비롯해 게임온 지분을 일부 보유했던 웹젠 등 다수의 기업도 동시다발적으로 인수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과정에서 티스톤과 네오위즈게임즈는 굳이 경쟁을 통해 인수가격을 높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작업을 단행했다. 외양상으로는 네오위즈 측이 전략적투자자(SI) 형태지만 딜을 주도한 것은 티스톤이었던 셈이다.

양사는 네오위즈게임즈가 티스톤이 마련한 딜구조나 인수가격을 수용하는 대신, 자신들이 별도로 매각자에 제안했던 가격을 감안해 티스톤에 풋옵션을 제공하는 주주간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 측은 단독제안한 인수가격을 좀 낮추면서도 전략적투자자의 지위로 게임온을 인수하고, 티스톤은 그 대가로 일정수익과 풋옵션을 받은 구조가 마련됐던 것.

인수작업은 일본 증권시장 규정상 발행기업 주식의 3분의 1이상을 취득하려면 공개매수를 거쳐야 한 탓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공개매수를 병행해 이뤄졌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온 주식을 제3자배정으로 주당 14만엔에 총 9804주, 공개매수로 주당 20만엔에 2만4268주를 총 62억엔(당시 한화 510억원 규모)을 들여 사들였다. 지분율은 34.2% 수준.

또 티스톤은 사모펀드가 100%지분을 보유한 SPC인 게임홀딩스를 설립, 역시 45억엔(한화 약 380억원)을 들여 25%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이후 게임온은 실질적으로 네오위즈게임즈가 경영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필요했던 네오위즈 측은 별도로 '네오위즈재팬'을 설립해 시장공략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했터라 게임온을 활용했다. 네오위즈재팬도 2008년 5월 지분 15만주를 103억원에 게임온에 넘긴후 결국 게임온에 흡수합병됐다.

문제는 게임온이 네오위즈 측에 인수된 후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부터 발생했다.

양사가 인수할 당시만해도 게임온 주가는 주당 19만엔에 육박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점진적으로 하락, 주당 10만엔대에 머물렀다. 그해 말부터는 주당 10만엔선도 깨지면서 최근 들어서는 7만1200엔대에 그치고 있다.

인수당시 매입가(공개매수 기준)에 비하면 주가가 1/3 토막 난 셈이다. 이러다보니 FI로 참여했던 티스톤으로서도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 주주간계약에 따라 지난 5일 풋옵션을 행사하게 됐던 것.

네오위즈 측에서도 티스톤의 풋옵션 행사는 충분히 예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게임온 주가와 풋옵션 행사가액(주당 30만엔대)이 수년전부터 크게 벌어진 터라 FI입장에서는 풋옵션 행사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네오위즈 측으로서는 풋옵션을 수용할 경우 이미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회사의 지분을 추가취득하는데 사내 유보자금 거의 전액을 투입해야 하는 점을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엄연한 주주간계약에도 불구, 네오위즈 측이 일단 수용거부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재무부담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오위즈가 풋옵션 약정을 이행하지 않는 명확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재무제표 공시의 반기검토보고서에서 "계약사항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향후 약정의 이행여부가 불확실하고 계약사항 보완이 확정되지 않아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그 '불완전성'이 무엇인지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풋옵션의 존재 여부를 게임온 인수 1년9개월이 되도록 투자자에게 공지하지 않은 점도 또 하나의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009년 1분기 결산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우발채무'항목에 게임온에 대한 풋옵션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공시된 상반기 반기검토보고서에 이르러서야 "게임홀딩스가 보유한 당해주식에 대해 주식양도권 및 우선매수권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일반투자자들은 물론, 게임업계 담당 애널리스트들조차 이달 5일 풋옵션이 행사된 후에야 이의 존재를 인지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외부 주주 입장에서는 풋옵션 행사로 인해 회사가 감당해야 할 재무부담이 제때, 그리고 적절하게 재무제표에 반영됐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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