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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SPAC 공모가, 시장은 납득할까 PEF 성공 보수 기준 산정..CB 전환 감안하면 차익 45%가 발기인 몫

이재영 기자공개 2010-02-03 11:12:24

이 기사는 2010년 02월 03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증권 그린코리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의 '스펙(조건)'이 공개됐다. 국내 첫 스팩인만큼 공모가 등 구조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시장이 납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린코리아 스팩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2500~3500원으로 정해졌다. 오는 17~18일 수요예측을 거쳐 22~23일 일반 공모 청약을 받은 후 내달 3일 상장할 예정이다. 25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625억~875억원을 모집한다.

그린코리아 스팩의 주요 발기인인 대우증권은 공모가를 산정하며 사모투자펀드(PEF)의 성공 보수 지급 방식을 참고했다. 스팩과 PEF는 자금을 모아 기업 인수합병(M&A) 후 투자 회수(Exit)를 통해 이익을 남긴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다만 스팩은 기업공개(IPO) 공모 과정을 통해 자금을 모은다는 점이 다르다. 주관사가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고 자기자본을 투자한 만큼 이윤을 남겨간다는 특성도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PEF 경우 M&A 후 무한책임사원(GP)이 이윤의 약 20% 정도를 성공 보수로 받는데 이를 스팩에 적용해 역산하면 발기인과 공모 투자자의 주당 투자금액 비율이 1대 4정도가 돼야 한다"며 "4000원(액면가 1000원)을 적정 주당 공모가로 생각하고 공모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린코리아 스팩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을 당시 예상 공모가는 3600원이었다. 적정 공모가인 4000원에 10%의 할인율을 적용한 것이다. 희망공모가 밴드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대우증권이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기관 물량을 미리 받아 배정하는 차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입장은 예비 심사 청구서 제출 후 일주일 만에 확 바뀌었다. 희망 공모가를 낮추고 밴드를 도입했다. 액면가의 2.5~3.5배 수준으로 적정 공모가(4배)보다 다소 눈높이를 낮췄다.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확실한 '당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지는 알 수 없다. 단순한 돈뭉치 회사의 주식을 액면가의 3배가 넘는 돈을 주고 산다는 것에 대해 '다소 비싸다'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투자 회수 시 이익의 많은 부분을 결국 발기인이 가져간다는 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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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코리아 스팩의 현 자본금은 20억700만원이다. 최대 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를 비롯, 사학연금·애로우그래스펀드·대우증권 등이 주당 1000원(액면가)에 200만700주를 인수했다. 공모 주식 수는 2500만주. 2500원에 모집 시 625억원을, 3500원에 모집 시 875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

M&A 후 주가가 5000원으로 뛰었다고 가정하자. 공모 투자자들의 차액은 주당 2500원으로 총 625억원의 차익이 난다. 발기인들의 차익은 80억2800만원이다. 총 차액 중 발기인들이 가져가는 부분은 약 11% 정도로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부 발기인이 스팩 설립 시 투자한 전환사채(CB)도 고려해야 한다. 대우증권이 '5% 룰'을 피해가기 위해 53억3000만원을 CB로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사학연금공단도 각각 2억원, 2억9000만원의 CB를 가지고 있다. 이 CB의 금리는 제로이며 만기는 3년·전환가액은 1000원이다.

이 CB를 모두 전환해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231억원의 추가 차익이 생긴다. 발기인들의 차익은 311억8800만원으로 늘어나 총 차익 936억8800만원의 33.29%를 차지한다.

공모가가 3500원이었다면 발기인들이 가져가는 차익의 비율은 45.41%로 더 커진다. CB탓에 'PEF 성공 보수 20%를 기준으로 책정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물론 차익 중 발기인이 가져가는 비율을 계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반론도 있다. 최대 3년간 리스크를 안고 IPO와 M&A 성공을 위해 노력할 발기인들의 노고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 공모주 펀드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자가 투자 금액 대비 몇 %의 수익을 내느냐는 것"이라며 "다만 많은 투자자들이 아직 스팩의 공모가 적정성 여부와 투자 방향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만큼 주관사가 좀 더 시장 친화적으로 다가올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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