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금호, 대우건설 풋 우발부채로만 처리 주식-옵션 분리해 계상원칙...9월말 분기보고서까지 영업외손실 및 부채 미반영
이 기사는 2010년 02월 04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맺은 풋옵션 계약이 인수자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대형 민사소송까지 야기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풋옵션의 회계처리 부분이다.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옵션 행사여부를 합리적으로 예측해 재무제표에 적절하게 반영했는지 여부가 신용리스크 결정, 채권발행, 운용자금 대출, 새로운 투자자 유치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은행 등 재무적투자자(FI)들 역시 풋옵션 평가손익이 제때 계상됐는지에 따라 분기말이나 연간 이익이 큰 차이로 벌어진다. 특히 인수대상(Target) 기업이나 인수기업이 상장사일 경우에는 풋옵션의 회계처리 방침이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 M&A사례에서 회계처리 문제로 가장 큰 논란이 빚어진 경우는 대우건설 인수사례다. 에쿼티 파이낸싱 과정에서 유례없는 대규모 풋옵션이 도입된 점, M&A 풋옵션 회계처리에 대한 감독당국의 방침이 처음으로 확정된 사례라는 점, 또 풋옵션 리스크가 결국 현실화됐다는 점 등이 이유다.
주식-옵션 각각 반영...대우건설 풋옵션은 파생상품으로 볼만해
현행 회계기준은 풋옵션이 붙은 주식 등 유가증권을 회계에 반영할 때 주식은 주식대로 공정가액에 따른 평가손익을 산출해 반영하고, 풋옵션은 분리해 별도로 재무제표에 올리도록 규정했다.
2006년말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은행들이 한때 풋옵션을 "대출과 다름없다"고 재무제표에 계상한 바 있지만, 금융감독원 해석에 따라 결국 주식과 옵션을 별도로 나눠 처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관련주식은 보유지분율에 따라 '매도가능증권'(20%미만) 내지 '지분법적용투자주식'(20%이상)으로 나눠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매도가능 증권의 경우 주가를,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일 경우 순자산가치 등을 고려해 공정가액을 산출하는 형태다.
남은 건 풋옵션 부분. 이에 대해 감독당국은 '기업회계기준에 관한 해석 53-70'을 적용, 풋옵션이 '파생상품'에 해당된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대차대조표(B/S)와 손익계산서(I/S)에 계상하도록 했다. 이 규정은 풋옵션이 ◇기초변수와 계약단위의 수량(지급규정)이 있는지 ◇최초 계약시 순투자금액이 필요하지 않거나 유사한 다른 유형거래에 비해 순투자금액이 적은지 ◇차액결제가 가능하거나 손쉽게 현금화가 가능한지를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풋옵션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상주식 수량이나 옵션 행사가격이 정확히 확정됐는지, 또 풋옵션 계약 자체에는 돈이 들지 않았는지, 상장사 주식이어서 현금화나 차액결제가 가능한지를 보고 파생상품이라고 판단해 회계에 반영한다는 뜻이다. 파생상품이라고 인정 되면 풋옵션 계약으로 벌어들이거나 지불해야 할 돈을 매년 평가해, 그해의 이익이나 자산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
금호산업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풋옵션이 걸린 주식의 수, 행사금액, 행사기간을 명확히 확정했다. 풋옵션 계악자체만으로는 별도의 현금이 들어간 것도 아니었고 추후 현금화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원칙대로라면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풋옵션을 평가해 손익계산서에 파생상품평가손실로, 대차대조표에 미처분이익손실 등으로 반영해야 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금호산업은 매년 감사보고서는 물론, 2009년9월말 분기보고서에까지도 풋옵션에 따른 예상손실을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대신 감사보고서 등 주석에서 우발채무 항목으로 풋옵션 내역만 상세하게 명기해놓은 후 "주가에 대한 불확실성과 만기연장가능성 등으로 인해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주석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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