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2월 11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이 금융상품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스팩에 투자하는 펀드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1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 피닉스자산운용 등이 300억~500억원 규모의 스팩펀드를 2월말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이들 운용사들은 기관투자가와 은행, 증권사의 PB지점을 대상으로 펀드 자금출자를 위해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펀드구조는 단순하다. 스팩 공모주 청약을 통해 자산을 편입한 뒤 이후 투자한 스팩이 청산되면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를 편입해 운용하는 주가연계펀드(ELF)와 비슷한 셈이다.
다만 ELF는 하나의 ELS만 편입하는데 반해 스팩펀드는 4~5개의 스팩을 편입해 운용한다. 투자 기간은 1년 반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스팩 펀드 출시를 준비하는 이유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PB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증권사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상품인 만큼 트렉레코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수익률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안 상품이 없다는 점도 스팩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기존 PB에서 취급하던 실물펀드와 파생상품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해지면서 신규 상품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편입할 자산도 이미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에서 앞다퉈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의 PB지점을 방문해 투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PB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펀드 설정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스팩의 발기인으로 직접 지분 참여를 하기보다는 간접투자인 펀드형태로 참여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 또 여러 개의 스팩에 동시에 투자하는 만큼 투자 손실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미 PEF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과 녹색펀드 등에 투자한 만큼 투자 대상이 겹칠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증권사의 스팩에 대한 트렉레코드가 없어 투자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간접투자형태로 들어갈 경우 여러개 스팩에 분산 투자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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