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GS칼텍스, 수천억 CP발행 재개 '왜' 수일간 3000억대 조달…매입채무 등 단기 결제 부담 증가
이 기사는 2010년 02월 22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정유사들이 기업어음 시장에서 또다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연초 들어 원유 수입 관련 매입채무 등 단기 결제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에너지·GS칼텍스는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 구조 장기화에 나서며 대부분의 CP를 상환한 바 있다.
연말 CP 대부분 상환, 한달만에 발행 재개
22일 현재 SK에너지·GS칼텍스의 기업어음 잔액은 각각 4300억원, 3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원 어치 이상의 CP를 보유했던 때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현재 잔량 대부분이 올해 신규로 발행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양사는 올 들어 1~3영업일 사이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기업어음 시장에서 조달했다.
SK에너지는 1월29일 2200억원, 2월1일 1100억원 등 총 3300억원을 2영업일 동안 조달했다. 만기 2개월물로 매출 금리는 2.92~2.95%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민평(1월29일 기준) 수익률(2개월물 2.90%)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GS칼텍스 역시 1월11~13일까지 만기 3개월물 CP 총 30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거래 금리는 2.96~3.02%로 민평(1월11일 기준 3.01%)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조달 자금은 대부분 원유 수입 관련 지급 결제 등에 사용했다. 특히 GS칼텍스의 경우 매입채무 규모가 큰폭으로 증가한 상태여서 추가적 조달 가능성이 큰 상태다.
양사는 지난해 기업어음 발행량을 조금씩 줄여 왔다. 연말에는 수천억원의 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며 잔액을 대부분 없앴다.
GS칼텍스는 12월 한달간 미상환 잔액 1735억원을 모두 갚았고, SK에너지 역시 1500억원을 순상환해 연말 1000억원의 잔액만을 남겨 뒀다.
지난해 회사채 시장 활황으로 장기성 조달을 늘리며 차입구조 개선에 주력한 결과다. 또 유가 하락, 환율 안정과 함께 원자재 수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 단기 결제 부담이 감소한 영향도 컸다.
사별로는 회사 분할, 계열사간 거래 증가 등 특수한 요인이 맞물렸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윤활유 사업 부문을 분사했다. 자산·영업 축소와 함께 운영자금이 줄어든 만큼 CP 등 단기조달 필요성도 떨어졌다.
실제로 SK에너지의 차입금은 지난해말 7조7208억원으로 전년(9조8412억원) 대비 2조원 이상 급감했다. CP 잔액이 1조5137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단기차입금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GS칼텍스, 매입채무 1조원 이상 증가
GS칼텍스 역시 CP 상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해외 계열사 등에 대한 매입채무 규모가 크게 늘어 실제 단기 상환 부담 축소로 이어지진 못했다.
지난해 말 GS칼텍스의 매입채무 규모는 2조3412억원으로 전년(1조1179억원) 보다 두배 이상 증가(1조했2233억원)했다. 지난 한해 CP 감소분 1조29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입채무는 국내외 계열사와 해외 원유 수입업체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쉬퍼스 유전스 등으로 구성돼 있어 단기결제 부담이 상존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향후 단기 운용 자금 마련을 위해 GS칼텍스가 CP 발행량을 늘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P 시장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단기로 결제되는 원유 대금 지급에 대한 만기 매칭을 위해 기업어음을 활용해 왔다"며 "GS칼텍스의 경우 매입채무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앞으로 CP 조달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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