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證, 逆스트레스테스트 장착 통합위험관리 CEO가 리스크관리 부서에 힘 실어줘..CRO가 준법감시인 겸임
이 기사는 2010년 03월 22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젤 등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운영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운영리스크는 CRO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리스크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노동래 이사(사진)는 직책이 둘이다. 최고리스크책임자(CRO)이면서 준법감시인까지 겸임하고 있다. 재무리스크는 CRO가 법률·평판 리스크는 준법감시인이 관할하는 게 일반적이다.
CRO가 준법감시인을 겸할 수 있느냐는 건 사실 논란거리다. 그러나 동양종금증권은 리스크 관리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실질적인 운영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부서와 준법감시 부서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데 책임자가 한명이면 더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CRO의 권한 강화는 CEO의 리스크관리에 대한 인식과 직결된다. CRO의 소신있는 리스크관리는 절반 이상 CEO가 힘을 실어주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올해 2월 뉴욕에서 국제 재무위험관리전문가협회(GARP) 주최로 열린 리스크관리 관련 컨퍼런스에 동양종금증권은 4명의 직원을 보냈다. CEO가 더 많은 직원이 참여해야 한다고 배려한 결과였다. 그밖에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나 한화증권 등이 1명씩 보냈다.
또 동양종금증권은 연 4회 임원 및 관리자를 대상으로 리스크관리 교육을 실시해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제는 모든 신규 업무가 리스크부서를 통해 시작하고 리스크관리에서 끝이 날 정도로 리스크 관리가 확고한 자리 매김을 했다는 평가다.
동양종금증권의 차별점은 스트레스테스트 모형에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스트레스테스트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시나리오를 적용해 산출한다. 금리가 10%포인트 올랐을 때,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을 때 등을 조건으로 둔다. 동양종금증권은 역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노출된 익스포져와 포지션을 분석해 발생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위기 발생 단계를 찾아가는 형태다.
'역 위기상황분석(Reverse Stress Test)'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 금융회사들 사이에서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올해부터 역 위기상황분석 결과를 리스크관리에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 테스트가 '기성복'이라면 동양종금증권의 방식은 '맞춤복'인 셈이다
노 이사는 "기존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일률적으로 주가, 금리 등이 일정 수준 변할 때 회사의 손실이 어느 정도 발생할지를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의 익스포져 성격에 따라 가장 큰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가 달라질 수 있다"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특성별로 시장 가격이 어느 정도 변할 때 손실이 가장 크게 발생하는 지를 예측할 수 있는 기법"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부문에서는 심사자의 주관이 크게 반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성평가 부분을 축소했다. 이 밖에 자본사용에 대한 리스크 비용 부과 제도 및 한도 초과시 조치사항 정비를 통해 자본한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동양종금증권에 '2009 thebell Risk Manager Awards'에서 증권부문 '리스크관리 인프라와 내부통제' 최우수상을 안겨줬다.
리스크 측정시스템도 개선했다. 신용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리스크 데이터 웨어하우스(Risk data Warehouse)는 동양종금증권이 자랑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시스템 구축과정에서 동양종금증권은 외부 컨설턴트 의존 비중을 낮추고 회사에 필요한 시스템 개발을 요구했다. 컨설턴트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자체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노 이사는 "시장리스크 관리시스템에는 동양종금증권만의 고유한 상품 분석 기능이 탑재돼 있고 자본관리시스템에는 다양한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집중과 강화 노력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2008년12월부터 2009년6월까지 7개월간 운영된 '전략투자위원회'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프로젝트파이낸스(PF)에 대한 건전성을 강화하고 부실 예상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동양종금증권은 '여우'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기도 했다.
노 이사는 "회사 실무적으로는 RAPM의 정교화 작업뿐 아니라 리스크관리자가 자부심을 갖을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할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감독당국 및 학계 등과 협력해 리스크 관리 문화 확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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