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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사 퇴출 '칼바람' 누가 맞을까 A등급 조선사도 위험…"중소조선사 유동성위험 현실화"

김현동 기자공개 2010-03-22 07:02:19

이 기사는 2010년 03월 22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이은 수주가뭄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조선사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 당국과 채권단은 작년 결산실적이 나오는 대로 조선사에 대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재무여력이 취약한 중소 조선사의 경우 대규모 퇴출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수주취소·인도연기로 중소조선사 위험"

국제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401척, 79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그쳤다. 선박 수는 1년 전보 84.7%,

CGT는 83.5% 급감했다. 이는 1996년 이후 13년래 최저 수준이다. 발주 물량 감소로 국내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5280만 CGT로 21.8% 줄었다.

발주 감소도 문제지만, 기존 선박에 대한 인도연기와 계약 취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수주잔량 기준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지난 17일 2008년 유럽계 선주사와 체결했던 유조선 5척의 수주계약을 취소했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로부터 다수의 선박을 수주해, 남유럽발 재정위기의 향방에 따라 추가적인 발주취소나 대금지급 지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한진중공업이 컨테이너선 1척에 대한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현대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금융을 조달하기 어려워 계약취소가 많아졌다"며 "공시 의무사항이 아닌 소규모 계약취소는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형 상장법인은 계약금액이 매출액의 5%를 초과할 경우, 계약내용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현대중공업과 한진중공업은 수주계약 자체가 매출액의

5%를 초과했기 때문에, 계약취소를 공시한 것이다. 수주계약 규모가 작은 조선사의 경우, 공시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계약취소 금액을 협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비상장 조선사의 발주취소 사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작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한조선과 SLS조선은 이미 작년 초부터 잇따라 계약취소 사태를 겪었다.

은행권에서는 수주 취소나 인도 연기에 따른 환손실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만간 조선사들의 결산실적이 나올텐데, 수주취소나 인도 연기로 인한 유동성 압박이 심각할 것"이라면서 "대형사를 제외하고 비교적 우량한 곳이라고 했던 조선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조선, D조선, H조선, M조선, K조선, S중공업, T중공업 등이 환손실에 따른 피해가 큰 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작년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조선업체에 대한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 운영지침'에 따르면, 환헤지비율(환헤지금액/순외화유입금액)이 100%±40%를 초과하면 퇴출대상으로

분류된다(아래 '조선업 신용위험 평가표' 참고 ).

◇ 중소 조선사 퇴출 불가피할 듯

수주취소나 인도 연기 뿐이 아니다. 채권단의 조선업 공통 평가기준에 포함된 ▲산업내 지위 ▲수주잔고 ▲선박 건조경험 등에서도 대부분의 중소 조선사는 퇴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클락슨 통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조선 21세기조선 진세조선 세광중공업 녹봉조선 세광조선 등이 수주잔고 기준 세계순위 50위 이하 업체로 분류된다. 현대미포조선 성동조선 SPP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현대삼호조선 21세기조선 세광중공업 등은 수주잔고가 2년 미만이다.

금융권에서는 작년 신용위험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던 조선사(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TK중공업 삼호조선 목포조선 고려조선 신안중공업 연수조선) 가운데 다수 업체

가 올해는 퇴출 대상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시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되려면 늦어도 2012년은 돼야 한다"면서 "업력이 짧은 곳은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행권도 무조건적인 조선사 지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형 조선사는 신용도가 취약해서 지원을 계속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도 '조선업 상시평가 운영지침'에 따라 신용위험을 평가한다"면서 "지난 1년간 조선업 시황이 악화됐기 때문에 작년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았던 곳도 이번에는 알 수 없다"고 말해, 퇴출대상이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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