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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개 외감법인 네트워크 총동원" ②신호주 현대SPAC 대표 "타깃 정밀실사해 숨은가치 발굴"

박준식 기자/ 이재영 기자공개 2010-03-22 08:13:30

이 기사는 2010년 03월 22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병대상 선정 기준이 매우 구체적이다. 이미 여러 각도에서 후보군을 추려왔다는 증거다. 신호주 현대드림투게더SPAC 대표는 "SPAC 성공의 관건은 결국 확실한 네트워크로 얼마나 좋은 기업을 찾느냐에 달렸다"고 자신했다.

신 대표가 내세운 조건은 정밀하다. 현대SPAC의 규모는 발기인 지분을 포함해 220억원 가량. 현대의 타깃은 코스닥에서 기업공개(IPO)를 할 기업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800억원이 예상된다. 상장 전 규모가 500억~600억원 가량인 기업을 찾아 200억원의 SPAC 자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우회 상장과 직상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상이 SPAC의 합병 후보군"이라며 "지금은 500억원 규모의 기업이지만 자금을 투입하면 단기간에 1000억원 가치로 뛰어오를 수 있는 '진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SPAC이 이렇게 명확한 기준으로 타깃을 찾고 있는 건 공동 발기인이자 사업의 핵심 파트너인 PwC삼일회계법인의 네트워크를 신뢰하고 있어서다.

현대증권과 인수합병(M&A), IPO 등에서 협력을 맺어온 삼일은 30년간 규모나 실적면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회계법인 업계 최강자. 삼일은 지난해에도 16건의 M&A 자문(더벨 완료 기준)을 실행해 업계 최다 실적을 기록했다.

삼일에서 고문 역할을 겸하고 있는 신 대표는 "외감법인만 2만개에 달하는 데 이 중 매출이나 이익, 성장성 등을 기준으로 후보군을 줄여나가고 유력 대상을 선정한 후 정밀실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감사 업무에서 쌓은 기업 데이타를 기반으로 '갯벌의 조개'를 캐고, 스몰 딜에 강한 M&A 노하우로 '진주'를 찾겠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로서 신호주 대표가 기업 가치를 보는 시각은 상당히 신중하다. 2005년까지 3년간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을 역임한 신 대표는 지금도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100명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난다.

이런 원칙은 그가 재무부 소속으로 홍콩에서 일할 때 만든 행동철학이다. 당시 마크 모비어스 프랭클린 템플턴 자산운용 회장을 만난 신 대표는 그가 신흥시장 투자를 위해 동남아와 아프리카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 실사를 다니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신 대표는 "모비어스 회장은 팔순에 가까운 노인이지만 투자가로서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투자처를 직접 방문하더라"며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을 맡은 이후부터 일주일에 두번 이상 기업 현장을 찾는 걸 원칙으로 삼아 지금까지 300회 이상 탐방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찾은 기업에서 신 대표가 찾는 것은 '보이지 않는 가치'다. 책이나 재무제표에는 공장의 분위기와 자산의 입지, 경영자의 태도가 나오지 않기 때문.

신 대표는 이렇게 발로 뛰는 가운데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카이스트(KAIST)와 한국예술종합대학 등에서 다양한 경영자들과 인맥을 쌓았다. 그의 네트워크는 땀과 시간의 투자로 만들어진 셈이다.

현대SPAC이 투자자들에 내세우는 다른 장점은 절세를 통한 이익확대 방안이다. 세무 전문가로 구성된 삼일회계법인의 지원팀은 이번 SPAC을 구상하면서 주당 액면가를 100원으로 잡고 자본금을 3억8000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투자금 대비 자본금을 60분의 1로 줄이고 주식을 할증 발행한 이유는 타깃 확보 이후 합병이 수월하도록 기존 합병회사 주주의 의제배당 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신 대표는 "1년 이상 지속된 기업은 합병으로 인한 세금을 자본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며 "자본금 규모가 작아야 절세가 되기 때문에 피합병 타깃 기업의 주주 입장에서는 같은 규모의 SPAC 이라도 자본금이 적은 현대SPAC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따금 산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신 대표는 신년 초 덕유산에 올라 상고대(나무나 풀에 내려 눈같이 된 서리)를 봤다. 낮에 녹고 밤에 얼기를 수십 번 반복해야 열리는 무송(霧淞)을 본 것.

불혹 초입에 위암 수술을 하고 공직을 떠나 민간에서 일해 온 그는 "뭐든 부침이 있어야 아름답게 꽃필 수 있는 것 같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잠재력 있는 기술이나 시장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온 기업을 찾아 투자자들이 만족할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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