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딜 발굴하면 과욕 자제하라" 170여명 운집...'아시아최초' 뜨거운 관심 표명
이 기사는 2010년 04월 22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좋은 딜을 찾았다면 지나친 과욕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라."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처럼 한국 자본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도에 대한 관심은 뜨겁고 진지했다.
더벨(thebell)이 21일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IB 포럼 'SPAC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전략'에는 170여명의 관계자가 운집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행사에는 SPAC 설립의 스폰서 역할을 하는 국내 증권사 실무진과 주요 발기인으로 참여 중인 기관 투자가는 물론 실무에서 자문역을 담당하는 법무 및 회계법인 전문가, 벤처 캐피탈리스트 등 시장 플레이어들이 대부분 모였다.
포럼은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사회로 △운용전략과 △제도 및 법률과제 △정책 당국 △해외 사례분석 등 네 가지 주제발표 세션과 추가적인 질의응답 시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운용전략에 관한 주제발표는 국내 1호 SPAC인 대우증권 그린코리아SPAC의 대표이사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맡았다. 지 대표는 'IPO이후 M&A와 기업가치 상승전략'이라는 주제를 들고 나와 리딩 펀드로서의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SPAC 경영진이 상장 이후에 회사를 운용하면서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합병 타깃 기업의 가치평가와 사후관리"라며 "합병 이후에도 타깃 기업의 경영진과 SPAC 운용진이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이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코리아SPAC은 재활용 산업이나 클린 에너지 등 녹색 산업을 중심으로 톱다운 어프로치를 통해 우량 타깃 기업을 찾고 있다"며 "도약의 전기(quantum jump)를 마련하려는 중견기업이나 물적 분할이 가능한 대기업의 우량 사업부가 합병 대상"이라고 전했다.
지 대표는 SPAC이 3년의 합병 시한을 갖는 유한한 법인이지만 영속성(going concern)을 염두에 두고 운용전략을 마련해야 성공적인 라이프 사이클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합병회사나 피합병회사나 둘 다 모두 추가 성장의 기회를 원하고 있다"며 "합병된 기업의 가치상승을 위해 SPAC 투자자금을 통한 2차적인 M&A도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SPAC이 합병된 이후에라도 양사 경영진이 협력하면 추가적인 지원이나 컨설팅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제도 및 법률과제'에 대한 두 번째 세션은 국내 대표 로펌인 김·장법률사무소의 고창현, 이경윤 변호사가 진행했다.
고 변호사는 '스팩 운용상 고려해야 할 법률 이슈 및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초기 단계인 SPAC 제도는 법률적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우리 제도는 정책적인 목적에 의해 설립됐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수많은 규정으로 인해 실무적인 문제점을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기인의 5% 주식보유 제한이나 스폰서인 증권사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이슈, 자본시장법 상의 차이니즈 월 문제 등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며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제정된 법인세법 44조의 과세특례 규정 등도 SPAC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예외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께 발표한 이경윤 변호사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제도상 차이를 예로 들어 법률 이슈를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미국법이 합병 방식에 있어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는 것과 달리 국내에선 제도 초기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흡수합병 방식만을 허용하고 있다"며 합병 대상의 한계를 설명했다.
이어 "국내 SPAC은 자본시장법 상의 집합투자의 예외 기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조문이 있을 뿐 사실상 운용은 상법의 제한을 받는다"며 "합병 등의 운용시점과 합병 무산 시에 투자자 보호 규정으로 인한 법률적 분쟁 등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세 번째 세션으로 마련된 정책 당국의 입장 발표는 전수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이 맡았다.
전 사무관은 "SPAC 제도는 금융위기 당시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 및 자금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타계하기 위한 방책으로 도입됐다"며 "기본적인 제도의 골격은 미국 것을 따르고 있지만 당국은 투자자를 먼저 보호하면서 M&A로 인한 수익을 시장이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 제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부 SPAC의 주가가 급등하고 공모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당국의 입장은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에 맡기는 것"이라며 "증권사나 증권거래소 등을 통해 규제의 본질을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알리면서 시세조종이나 내부정보 유출 등의 불법적인 행위를 감시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은 강찬수 강&컴퍼니 회장이 진행했다. 강 회장은 미국 SPAC인 NAIC를 설립하고 퍼시픽 시티 파이낸셜을 합병한 노하우를 국내 관계자들에게 전했다.
강 회장은 "미국에선 SPAC 설립과 합병 성공을 위해 운용진의 명성이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제도 초기라 그런지 증권사의 브랜드가 중요한 것 같다"며 "당장 SPAC이 수익을 낼 것이란 기대로 공모에 성공하고 있지만 합병 성공까지는 장애가 많기 때문에 전 과정을 책임질 주체가 분명하게 정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SPAC의 운용은 경험적으로 IB뱅커가 아니라 기업을 경영해본 노하우가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더 잘한다"며 "타깃 기업을 확정하기에 앞서 회계사 등 전문가를 통해 철저한 실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우후죽순 식으로 SPAC 설립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지만 공모가 희석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성공률은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시장에 10여 개의 SPAC이 난립하면 매력적인 합병 타깃에 대한 인수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좋은 딜을 찾았다면 지나친 과욕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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