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4월 27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방하고 직설적이다. 중소형 인수합병(M&A) 전문가라는 업계의 평가답게 경륜이 엿보인다. 대신증권의 그로쓰알파SPAC 대표이사를 맡은 김정열 레인보우DW컨설팅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민간기업과 공기업, 금융권을 넘나든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사회생활은 대우그룹에서 시작했지만 금융에 소질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외환은행으로 옮겨 기업금융업무로 IB의 기본기를 닦았다. 외환위기 직후엔 공기업인 예금보험공사에서 제일은행 구조조정에 참여하는 등 굵직굵직한 딜을 성공시켰다.
M&A 중개에 관한 노하우가 쌓이자 2000년 KPMG로 다시 적을 옮긴 후 본격적인 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다. 이 때가 중소형 거래에 노하우를 쌓은 시기다. 빅딜보다 다이내믹하면서 거래가 끊이지 않는 시장에 눈을 떴다.
2003년에는 아예 레인보우DW컨설팅이라는 부티크 형식의 자문사를 설립했다. 56년생인 김 대표가 적잖은 나이에도 일선에서 뛰면서 한 해 약 3~4건의 M&A를 성사시키고 있는 이유는 이렇게 직업적 스펙트럼에 있어 남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어서다.
대신SPAC은 정보기술(IT)업과 제조업에서 합병 대상을 찾고 있다. 경쟁 SPAC이 천편일률적으로 녹색산업 등 타깃으로 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한 산업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기업에 비하면 아직 우리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것도 SPAC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요인이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SPAC이 녹색산업군의 타깃을 삼고 있는데 이 분야는 성장성이 높겠지만 그만큼 실패 가능성도 높다"며 "일부 SPAC은 적절한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SKC를 대리해 태양광 부품 제조기업인 솔믹스를 인수한 경험이 있다. 태양광 사업 진출을 고민하던 SKC에 잉곳(반도체 원료)을 생산하는 솔믹스를 소개하고 인수 협상을 주도해 거래를 성공시켰다.
김 대표가 SPAC 대표로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이유는 솔믹스 사례처럼 중소기업 매물 네트워크에 적잖은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솔믹스 이외에도 대상과 SPC 등 10여개의 관련 M&A 트렉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1호 SPAC의 대표이사를 찾다가 김 대표를 영입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실 사실 김 대표는 대신증권의 제의를 받기 이전부터 스스로 SPAC 설립 준비를 하고 있었다. 3년 전 미국 SPAC 관계자가 한국 기업을 합병하고 싶다며 관련 전문가인 김 대표를 찾아온 게 계기였다.
관련 실무를 구상하고 있던 김 대표는 당국의 스폰서 제한 요건을 갖춘 대신증권의 제의가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SPAC의 합병에 앞서 공모를 주관할 대신증권 IPO팀에 대한 믿음도 컸다. 대신에는 국내 IPO 마켓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임홍재 전무가 있다. 그는 10년간 100개 기업을 상장시킨 전문가다.
대신증권이 이번 SPAC의 공모 규모를 300억원 내외로 정한 이유는 우량 비상장기업의 평균 순자산 규모를 고려한 결과다. 김 대표는 "대신증권이 가진 1200여개 잠재 타깃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순자산 규모는 300억~400억원"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이나 현대증권 SPAC 등 경쟁사를 의식해 규모를 100억원 늘려 잡았다"고 말했다.
유사한 규모의 SPAC이 경쟁할 경우 자산가치가 더 큰 곳이 협상에서 유리할 거라는 판단에서다.
관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이지만 이번 SPAC 만큼은 부담이 간다. 제도가 확실히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동향이나 경쟁사의 움직임에 그가 민감히 반응하는 건 이번 SPAC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게 대신SPAC의 최우선 조건"이라며 "김정열이란 이름을 걸고 1호 SPAC의 성공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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