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CP 급감..'잔액 제로' 눈앞 1년4개월만에 4조 순상환…하절기 운전자본 감소, 현금유입 원활 영향
이 기사는 2010년 05월 20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가스공사가 기업어음(CP)을 크게 줄이고 있다. 한때 4조원을 넘나들던 CP 잔액은 최근 2500억원 선까지 급감했다. 오는 24일 만기 도래하는 미상환분 전량을 현금 상환할 경우 CP 잔액은 '0' 상태에 놓이게 된다.
한국가스공사의 단기차입금 급감은 동계 시즌 종료와 함께 외부 조달 필요성이 줄어든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재고자산을 활용하고 매출채권 현금화가 원활히 진행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줄었다.
계절적 요인으로 CP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계절적 요인, 유가 등 외부 변수로 현금력 강화
한국가스공사는 그동안 CP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선 기업 중 하나였다. 지난해 1월말에는 잔액이 4조6807억원에 달할 정도로 CP 활용도가 높았다. 올해 1월초(1일)만하더라도 2조4600억원에 달하는 미상환 물량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19일 현재 CP 잔액은 2500억원으로 연초 대비 1/10 수준으로 줄었다. 정점을 찍은 지난해 1월말과 비교하면 1년 4개월여만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순상환했다.
한국가스공사는 17일 하루에만 6400억원을 갚았고 남은 2500억원 어치의 만기가 돌아오는 24일에도 현금상환을 계획하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일시적이더라도 CP 잔액은 제로 '0' 상태를 나타낼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 자금팀 관계자는 "계절적 영향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현금이 넉넉해져 CP를 상환하게 된 것"이라며 "24일 만기도래분도 판매대금이 들어오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에 특이사항이 없는 한 현금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전통적으로 CP 의존도가 높지만 시기별 잔액 증감폭이 가장 큰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공공 가스 공급업 특성상 동계(10월~3월) 기간에는 원재료 수입 등으로 비용 지출이 늘어나 자금 조달 필요성 또한 커진다. 판매대금이 한달 정도 기간을 두고 유입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운전자본 부담도 급증한다.
반면 3월을 기점으로 하절기 동안은 판매수요가 적어 매출채권·재고자산 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세운다. 비용이 줄어든 만큼 보유현금이 증가해 단기차입금 재원으로 활용 할 수 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판매대금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점도 CP 급감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절기를 맞아 운전자본이 준데다 현금 유입까지 원활하다 보니 CP 순상환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었다.
"CP, 여전히 중요한 조달 수단, 전략상 변화 없다"
한국가스공사 자금팀 관계자는 "하절기를 맞아 재고자산·매출채권이 줄어 운전자본 부담이 감소했고 유가 상승으로 현금 유입량이 커졌다"며 "하지만 CP는 재무전략상 상당히 중요한 조달 수단으로 향후 상황에 따라 발행량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데 CP만큼 좋은 조달 방법도 없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내·외부 상황에 따라 CP 잔액이 급변한 것일 뿐 일부러 단기차입금을 최소화할 계획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에게 있어 CP는 자금수지 불균형을 메우고 조달·운용의 만기 미스 매칭을 방지하는 주요한 조달수단이다. 금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갖고 있다.
종금부 관계자는 "가스공사의 경우 운전자본 부담이 시기별로 큰 편차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여서 CP와 같은 단기자금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며 "최근 유가 변동 등으로 현금 비축량이 늘어나 전례 없이 잔액이 급감했지만 조달 전략상 변화가 생겼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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