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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일 회장 '잔여지분' vs 넥슨 '경영권+차기 게임' 넥슨, 32일만에 경영권 확보…서든어택 ‘中 잭팟’ 노려

이상균 기자공개 2010-05-27 13:50:54

이 기사는 2010년 05월 27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개월을 끌어오던 게임하이 인수전이 결국 넥슨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넥슨이 향후 김건일 회장의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지만 경영권을 이미 확보한 이상 돌발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이번 인수전은 최종 협상 타결까지 반전을 거듭하며 갖가지 소문을 양산했다. 당초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던 방준혁 인디스앤그룹회장-CJ인터넷-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김 회장의 협상이 막판 결렬된 것 자체가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게임하이 인수전은 넥슨의 갑작스런 가세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M&A의 달인’답게 넥슨은 협상 시작 12일만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다시 20일만에 게임하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게임하이 인수로 게임업계 최초의 매출 1조원 달성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인수에 실패한 방 회장은 게임업계 복귀를 당분간 늦추게 됐다. 게임하이 인수로 ‘서든어택’ 계약 연장을 노렸던 CJ인터넷은 상당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방 회장과 협상은 4월21일 결렬

김 회장과 방 회장 컨소시엄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지난 4월21일. 4월말부터 집중적으로 방 회장의 게임하이 인수설이 흘러나왔지만 상황은 이미 종료된 뒤였다. 이후 김 회장의 측근이 서울 모처에서 넥슨측 관계자들과 우연히 만나면서 넥슨과의 인수협상이 전격적으로 시작된다. 넥슨은 김 회장과 방 회장의 인수 협상이 결렬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협상은 12일만에 끝났다. 게임하이는 5월 6일 넥슨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넥슨을 상대로 계약금 성격의 70억원 CB도 발행했다. 게임하이 인수전은 사실상 이날 종결됐다. 이후 넥슨은 3주간의 실사를 거쳐 26일 김 회장의 지분 29.3%를 732억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지분 23.61%도 락업이 풀리면 넘겨받을 계획이다.

◇김 회장, 넥슨과 힘겨루기서 승리

이번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는 김 회장이 잔여지분을 남길 수 있느냐 여부였다. 넥슨은 피인수업체의 최대주주 지분을 모두 넘겨받는 것이 그동안의 원칙이었다. 대신 계열사로 남겨놓고 독립경영은 보장해줬다. 반면 김 회장은 회사를 넘기면서 항상 잔여지분을 남겨왔다.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데 성공했다. 인수 이전 김 회장의 전체 지분율은 52.91%. 이중 지난 12일 질권설정 계약을 통해 15.26%를 넥슨에 넘겼고 26일 추가로 14.04%를 넘겼다. 합쳐서 29.3%를 넘긴 것이다.

김 회장은 나머지 지분 31.56%를 금융기관에 차입용 담보로 잡혔다. 이번에 넘긴 14.04% 대부분은 담보 주식 중 락업이 풀린 주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나머지 17.02% 대부분이 락업이 걸려있다는 가정이 가능해진다. 이들 주식을 빼도 김 회장은 6.08%의 지분이 남아있는 상태다.

게임하이 관계자는 “정확한 잔여지분율을 예상할 수는 없지만 김 회장이 당분간 게임하이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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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이 5개 신작이 ‘핵심’

넥슨은 김 회장의 지분 29.3%에 대해 732억원을 지불했다. 주당 1525원이다. 이를 김 회장의 전체 지분 52.91%에 적용하면 1321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당초 1400억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에 약간 못 미치는 규모다. 하지만 잔여 지분 인수를 위한 추가 협상에서 최종 인수가가 1400억원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넥슨이 이번 M&A에 최소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은 서든어택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게임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서든어택은 지난 4월 중국의 샨다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빠르면 올 연말부터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던전앤파이터’로 중국시장에서 ‘잭팟’을 터트렸던 넥슨으로서는 제2의 ‘던파’를 기대해볼만 하다.

게임하이의 5개 차기작도 인수가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현재 2D MMO, Forever(MMORPG), 맥스(2D MMORTS), 서든어택 2(FPS), 데카론 2(MMORPG) 등을 개발하고 있다.

게임하이 관계자는 “넥슨은 백승훈 전무가 총괄하는 개발부서의 조직력과 개발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며 “특히 차기작을 보고 게임하이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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