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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사령관의 역발상 "단타 없을때 공모" 박성호 한화SV명장제1호SPAC 대표 "인터넷·IT 타깃..올해 내 합병"

박준식 기자/ 박영의 기자공개 2010-06-07 08:29:33

이 기사는 2010년 06월 07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바탕 소란이 가시자 나타났다. 남들은 공모를 철회하는 판이지만 지금이 오히려 적기라고 여긴 역발상이다.

한화SV명장제1호SPAC 대표이사로 나선 박성호 SV파트너스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지금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공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SPAC은 4일 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이르면 이달 말 공모를 실시한다.

앞뒤 빼고 들으면 돈키호테식 주장 같다. 최근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내려간 SPAC이 부지기수라 투자자를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아 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주가급등을 바라는 초단기 투자자가 없는 때에 공모를 해야 합병까지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PAC 주가가 오를 수록 사실상 합병 가능성은 떨어진다. 타깃기업 입장에선 높은 주가에 비례해 합병비율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몇몇 SPAC은 상장 이후 머니게임에 노출돼 주가가 급등했고 내부적으로는 주가 하향책이 논의됐다.

하지만 주가가 너무 낮은 것도 부담이다. 최근 SPAC에 대한 기대심리가 무너지면서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떨어진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경우 SPAC의 원금보장 특성을 노린 아비트라지(arbitrage) 투자에 의해 합병이 실패할 수 있다.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권을 사고 합병 전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하면 차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박 대표는 이점을 간파하고 있다. 그는 "합병 전까지 SPAC 운용진의 숙제는 공모성공과 주가통제"라며 "공모 난이도를 극복하고 모객한 투자자는 장기 투자 속성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합병 이전에 주가등락폭을 줄이고 합병 성공 이후에도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모 후 합병을 모색하는 전략도 경쟁사와 차이가 있다. 한화SPAC은 운용사인 SV파트너스 중심으로 이사회를 꾸렸다. 박 대표는 "SPAC이 타깃 합병을 성공하기 위해선 이사회가 철저히 운용사 위주로 구성돼 제반과정의 비밀이 유지되고 의사결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SPAC의 헤게모니를 증권사가 아닌 운용사가 가져가는 건 제도상 쉽지 않은 일이다. 당국이 1000억 원 이상의 자본금을 가진 증권사에만 SPAC 설립의 스폰서를 맡기면서 무게 중심은 증권사에 쏠려 있다.

그러나 투자를 잘하는 운용사가 합병 과정에서 중심축을 담당해야 합병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재무적투자자(FI)와 일부 유명 인사를 내세운 경쟁 SPAC은 보안 유지와 비용 관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SPAC 이사진은 모두 박 대표가 선임했다. 국내 1호 유한책임회사(LLC)를 만든 정성인 프리미엄파트너스 사장과 이명상 법무법인 지한 대표변호사, 도정인 지오텍 대표, 김승원 SV파트너스 상무, 박병기 한화증권 M&A 부장 등이다. 타깃기업 소싱과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라인업이다.

운용사 중심의 SPAC은 투자자들에게도 실익이 있다. FI 들이 이사회에 끼지 않아 비용 구조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인건비가 적고 변호사 감사에게만 월 100만 원 가량의 보수를 지급한다. 1년 운영 경비가 2억 원 남짓으로 경쟁사 대비 최저수준이고 스폰서인 한화증권이 받는 상장 수수료도 공모 직후 1.5%만 지급하는 구조다.

투자대상 기업의 영역은 인터넷콘텐츠와 IT산업, 의료 및 바이오 등으로 제한했다. 지난 10여 년간 SV파트너스가 딜 소싱 노하우를 쌓은 전문분야다.

박성호 대표는 인터넷 콘텐츠, IT 분야에서 △메가스터디와 △이상네트웍스 △팅크웨어 △엠텍비전 등의 상장 및 M&A를 성공시킨 장본인. 이중 메가스터디의 경우 설립 초기 기업의 잠재적 역량을 알아보고 망설이는 대주주를 설득해 사모펀드인 코너스톤의 투자를 이끌었다. 이후 메가스터디는 SV파트너스의 컨설팅을 받아 상장까지 성공해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박 대표는 이번 SPAC의 자금을 1년 내 500억 원 규모의 기업에 수혈해 상장 후 시가총액을 1500억 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간 수익률로 치면 100% 가 넘는 다소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한 셈이다.

그는 "지난해 공모금액이 200억 원 정도 됐던 기업 중 게임빌과 멜파스 등이 상장 후 주가가 50% 이상 상승했다"며 "10여 개의 비슷한 SPAC이 이런 한정된 타깃을 두고 경쟁을 벌일 것이기 때문에 트랙레코드가 확실한 쪽에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타깃 발굴이 그리 쉽지 않다는 건 그가 더 잘 알고 있다. 소싱 작업을 위해 20명 규모의 SV파트너스 인력 전원에 인센티브를 걸어놓고 영업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던져주는 먹잇감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냥감을 찾겠다는 의지다.

'야전에 강한 박성호'라는 명성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또 하나의 보증수표다. 삼일회계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박 대표는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나 옛 동서증권과 현대투신 등에서 IB 업무를 익혔다. 특히 외환위기 과정에서 동서증권의 존폐가 걸린 투자유치 등을 전담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이 된 M&A 실무 경험을 쌓았다.

산전수전을 겪은 후 S-IPO라는 컨설팅 부티끄로 고유의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숨은 진주 같은 기업들을 찾아 유명세를 쌓은 후 창투사와 사모펀드까지 이력을 넓혔다.

박 대표에게 SPAC은 새로운 도전이다. 늘 그랬던 대로 이번 딜을 끝낼 때까지 다른 모든 업무를 전폐하고 SPAC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SPAC을 연구한 결과 창투 단계의 애널리스트적 기질과 투자 감각, 산업에 관한 직관이 필요하다"며 "이 업무에만 집중해 빠르면 올해 내에 (합병에 관한) 승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학력

- 원주고등학교 졸업

-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87.2~92.8)

경력

- 삼일회계법인 근무(94.9~97.2)

- 동서증권 기업금융팀 근무(97.3~98.2)

- 동양증권 기업금융팀 근무(98.3~99.6)

- 현대투자신탁증권 자산운용팀 근무(99.7~2000.7)

- 에스브이파트너스㈜(,㈜에스아이피오) 대표이사 (2000.8~현재)

- 에스브이창업투자㈜ 대표이사(2006.4~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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