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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급한 삼성·LG 벤더가 목표" 이영민 히든챔피언1호SPAC 대표 "케펙스 자금 원하는 타깃 물색"

박준식 기자/ 이재영 기자공개 2010-06-22 09:33:31

이 기사는 2010년 06월 22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상과 달리 표정이 여유롭다. 공모가 미달된 어려움이 있었지만 합병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히든챔피언1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대표를 맡은 이영민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문제보다는 앞으로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공모 미달의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었다. 올 초 뜨겁게 달아올랐던 SPAC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차갑게 식은 상태. 이미 공모 성공으로 상장이 완료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단기 차익실현이 어려워졌다.

공모를 예고했던 몇몇 SPAC은 일정을 연기했지만 일정을 밀어붙인 히든챔피언1호 SPAC은 어려움을 겪었다.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양쪽 모두에서 실권주가 발생해 결국 주관사들이 60억여 원의 물량을 자기 계산으로 떠안았다.

이 대표는 "올해 SPAC 공모 시장의 문을 우리가 닫은 것 같다"고 웃어 넘겼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자금조달은 결국 성공했고 지금부터는 합병 성공에만 전념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실 공모 문제가 이 대표의 책임은 아니지만 그를 믿고 투자한 이들이 있어 책임감은 더 막중해졌다. 기존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는 물론 예상보다 많은 물량을 떠안은 주관사들도 딜소싱과 합병을 주도할 이 대표에게 희망을 걸고 있어서다. 그가 발휘할 퍼포먼스에 따라 드라마틱한 반전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다.

부담감이 적잖을 것 같지만 투자업계의 베테랑답게 이미 관련 로드맵을 꾸려놓았다.

이 대표가 최근 관심 있게 공부하기 시작한 산업은 발광다이오드(LED)·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분야. 그 중에서도 특히 삼성·LG 등 대기업의 협력업체(vender)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산업 흐름상 향후 2년 내에 이 분야에서 200억~300억 원대 설비(capax) 투자 수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과 LG는 최근 각각 49조원과 35조원 등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았다. 합쳐보면 반도체와 LED, 태양에너지, 바이오 등 신 성장사업 분야에 양사가 80조원을 대대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 최대 수요처인 이들 사업 규모가 커지면 부품을 공급하는 벤더도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벤더가 남품처에 발맞춰 적시(JIT)에 부품 공급을 맞추려면 같은 속도의 설비 투자가 필수다. 그러나 중소기업 입장에선 수백억 원 규모를 쉽게 조달하기가 힘들다는 게 문제다.

이 대표는 "비상장 대기업 벤더 중 자금 수요가 급한 기업이 SPAC에 최적화된 타깃"이라며 "SPAC의 깨끗한 자본을 설비 투자용으로 국한해 투입하면 경영진의 모럴헤저드 가능성을 줄이는 건 물론이고 상장 후 단기간에 매출 및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런 의욕은 경험과 노하우에 근거한다. 한미창투에 재직했던 이 대표는 재직시절 SPAC의 투자 구상과 비슷한 성공 사례를 떠올렸다.

지난 2000년 당시 광통신업체로 고속 성장한 신영텔레콤이 그 대상. 이 대표는 당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신영이 국내에서 몇 안 되는 광모듈 기술사라는 점을 높이 사 과감히 10억 원을 투자했고 회사는 이 자금으로 신규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특히 신영텔레콤은 전문 솔루션업체로 사업영역을 넓혀 시장점유율을 5%에서 65%까지 확대했다.

IT 산업에 대한 투자는 기술력을 평가할 직관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벤처캐피탈리스트가 공학기술이 아닌 금융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런 대상에 대한 가치평가 능력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지만 포항공대에서 산업공학 석사를 받은 이 대표는 확실한 우위가 있다. 컨설팅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포스코에서 투자업무를 담당하고 연구원을 거쳐 창투사까지 발을 넓혀 M&A에 관한 투자의 스팩트럼이 넓고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 발을 디딘 후 이 대표는 △씨앤아이 △MK전자 △맥시스템 △와이드텔레콤 △서두인칩 △신영텔레콤 등의 투자로 발군의 실력을 입증했다. 특히 한미창투에서는 국내 개인투자자 중 최대 갑부로 평가되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을 도와 지금의 C&M케이블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히든챔피언1호 SPAC이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이 대표의 개인적인 능력 외에도 국내 대표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전략 컨설팅사인 AT커니가 참여해 든든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계열사로 관계사에 투자하려는 히든챔피언1호 SPAC에 기업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다. AT커니는 합병 후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 시기에 전략적인 컨설팅을 제공, 주주가치를 올리는 역할을 맡았다. SPAC의 목적이 합병 성공과 상장 법인의 가치상승에 있는 만큼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다.

이 대표는 "합병 후에도 오너는 결국 피합병회사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SPAC 발기인 입장에서는 경영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이 때 전문적 경영컨설팅업체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해 주주가치를 함께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벤처기업을 평가할 때 기술이나 성장성, 산업 전망보다는 최고 경영자에 관심을 둔다. 나머지 가치는 끊임없이 찾아오는 환경 변화에 무력하지만 경영자의 기업가 정신은 이를 극복할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악의 경우 주력 사업까지 바꿀 수 있는 결단력을 갖춘 경영자에게 투자해야 한다"며 "서류엔 나오지 않는 이런 요소를 찾는 게 17년간 VC로 일하면서 생긴 안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모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도 믿어준 투자자들에 보상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단순히 좋은 대상이 아니라 확실한 업사이드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 학력

1989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4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석사

2000 Stanford University 경영대학원 SEIT Program 수료

◆ 경력

1990-1991 Andersen Consulting(現 Accenture) 컨설턴트

1991-1994 포항종합제철(주) 경영정책부 투자팀

1992-1993 포항공대 MIS연구실 연구원

1994-2005 한미창업투자(주) 투자1본부장 상무

2005-2008 코웰창업투자(주) 대표이사

2008-현재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 실적

2004 팍스넷 매각

2004 엠큐브 매각

2006 에이디이천엔터테인먼트 매각

2007 인터컨스텍 경영권 매각

2007 코웰패션 구조조정 후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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