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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기업·하나銀, 캥거루 사냥 나섰다 호주 채권시장 3년만의 재진입 노려...호주 투자자들 "프리미엄 달라"

이윤정 기자공개 2010-07-28 17:28:34

이 기사는 2010년 07월 28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호주 금융시장에서 캥거루 본드(외국기업이 호주 금융시장에서 호주 달러로 발행하는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비교적 채권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다 조달금리를 낮출 여지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캥거루본드 시장은 국제 신용등급 A-이상의 신인도를 갖춰야만 진입할 수 있는 곳으로, 국제 자본거래가 활발해 글로벌 채권시장과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은행으로는 신한은행이 지난 2007년 캥거루본드를 발행한 적이 있지만 이후 3년간 발행실적이 전혀 없어 미개척지나 다름 없다.

수출입銀·기업銀 올해 발행 목표...하나銀 로드쇼 개최

가장 진도가 빠른 곳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다. 지난 6월 RBS UBS 도이체방크 등 외국 투자은행들을 주관사로 앞세워 넌-딜 로드쇼를 다녀왔다. 이미 어느정도의 투자자를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행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초 20억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MTN프로그램을 설정했다. 아직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았지만 올해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시중은행으로는 하나은행이 시장 탐색 차원으로 다음달 8일 로드쇼를 떠난다. RBS, HSBC, JP모간 등 외국 IB와 국내 증권사인 하나대투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우량 신용등급의 금융회사가 아니면 캥거루본드 발행이 어려울 정도로 문턱이 높아져 있어, 당장 발행에 나서기 보다는 나중을 위해 투자자 동향부터 파악해 보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銀, 투자자와 금리 두고 협상 진행...달러 스왑 금리 중요해

수출입은행은 투자자들과 발행 금리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관건은 미국 달러화로 조달할 경우에 비해 금리면에서 유리한지 여부다. 캥거루본드를 발행한 후 미국 달러화로 환전했을 때 금리가 직접 미국 달러화를 조달했을 때보다 금리면에서 유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주 투자자들도 아직은 낯선 한국 은행들에게 순순히 손을 내밀 태세가 아니다. 2007년 이후 한국물 발행이 없었기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진다며, 신참 이슈어에게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놓고 호주 투자자들과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며 "외화조달처 다각화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이번 발행 금리가 한국물 벤치마크가 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기본 원칙은 호주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달러화로 환전했을 때의 금리가 달러를 직접 조달하는 금리보다 낮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시장 상황은 수출입은행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면 통화스왑(CRS)을 통해 미국 달러화로 환전해야 하는데, 최근 호주달러화와 미국 달러화의 CRS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입장에서는 호주달러 고정금리를 미국 달러 변동금리로 스왑을 해야 하는데, 호주가 고금리 국가이기 때문에 CRS가 높아질수록 미국 달러로 바꾸면서 지급해야 하는 금리가 낮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CRS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입은행이 캥거루 본드 발행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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