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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정책에 갈 곳 잃은 '내트럭' 공공사업임에도 매각 종용하는 기재부..원매자도 없어 난항 예상

김효혜 기자/ 심두보 기자공개 2010-07-30 16:53:09

이 기사는 2010년 07월 30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출자회사 '내트럭'의 재매각에 나섰지만 성사 가능성이 낮은 탓에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무분별한 민영화 정책으로 인해 화물 운전자들의 공공복지를 위해 설립된 내트럭이 갈 곳을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지난 29일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라 출자회사인 내트럭㈜의 보유 지분 33.67%(123만7188주)를 시장에 내놨다.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입찰이며, 인수의향서(LOI)는 다음 달 12일까지 접수한다.

이번이 두 번째 시도지만 매각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는 매우 낮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단이 내놓은 지분은 시장 가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수익성과 사업성이 결여된데다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소수 지분 매각이어서 원매자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진행된 1차 매각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이 단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내트럭은 지난 2006년 화물 운전자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과 SK에너지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각각 33.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 및 관리는 SK에너지가 담당하고 있다.

컨테이너부두공단은 광양(40년)과 인천(35년) 소유 토지에 대한 무상사용권을 회사에 현물 출자했고, SK에너지는 이에 상응하는 약 62억원의 금액을 현금 출자했다.

회사는 전국에 화물차 휴게소 4개와 주요소 1개, 화물운송가맹브랜드인 '내트럭프랜즈'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영세한 화물 운전자를 위한 복합휴게시설이 주요 사업으로, 화물 운전자들에게 사우나, 수면실, 빨래방 등의 복지시설을 거의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영리를 추구하기 어려운 탓에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주유소 사업을 통해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루 평균 400~500 여 명의 화물 운전자들이 내트럭을 통해 필수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에 내트럭은 사업 시작 당시, 민간의 전문성과 투자자금, 정부가 갖고 있는 유휴자산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사례로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내트럭이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떠밀려 '팔아야 하지만 팔리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매각 주체인 컨테이너부두공단의 고민도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컨테이너부두공단 관계자는 "상황이 이러하니 매각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며 "일단은 정부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내트럭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공동최대주주인 SK에너지를 꼽는다. 그러나 SK에너지는 이미 지난해 말 공단과의 협상 끝에 인수를 포기했다. 수익을 내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아닌데다, 추가 투자를 할 이유도, 추가 지분을 매입할 필요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내트럭은 공단이 현물출자 한 부지를 쓰고 있기 때문에 보유 지분을 매각한다고 민영화가 되는 곳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보조가 필요한 사업을 공공기관 출자회사에 해당된다고 정리하라는 것은 애초의 설립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컨테이너부두공단은 이번 재매각마저 유찰될 경우 SK에너지와 다시 한 번 협상을 진행해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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