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음료 매각 최대변수는 `롯데` "LG생건 등 음료업계 경쟁자 탄생에 동의할 지 의문"
이 기사는 2010년 08월 04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태음료 매각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롯데가 이번 M&A의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일각에서는 롯데가 이번 해태음료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호텔롯데)는 해태음료 지분 19%를 보유, 아사히맥주에 이어 2대주주 지위에 있다. 특히 롯데와 아사히맥주는 지난 2004년 각각 85대 15의 지분 비율로 공동출자해 롯데아사히주류를 설립, 아사히맥주를 수입 판매하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아사히맥주로서는 롯데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할 전략적인 이유가 분명하다. 그래서 이번 해태음료 매각 딜에서 롯데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이와 관련해 매각측은 "롯데측이 동의했기 때문에 매각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설사 롯데가 매각에 반대하더라도 이는 19% 지분을 가진 2대주주로서의 권리 행사에 한정하는 것으로, 매각의 장애물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좀 다르다. 아사히맥주는 이미 수차례 해태음료 매각을 검토해왔으나 롯데의 반대 때문에 직접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매각측 주장과 달리 롯데의 동의 여부는 단순히 주주로서 보유 지분의 권리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와 아사히맥주간 주주간 계약상에 지분의 처분과 관련한 특별한 조항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복수의 주주들이 합작해 회사를 설립하거나 M&A를 할 경우, 통상 드레그얼롱(drag along)이나 태그얼롱(tag along)과 같은 지분 처분과 관련된 특별 조항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태음료 사례의 경우 아사히맥주 지분 매각을 롯데가 반대하면 아사히맥주가 보유한 지분을 롯데에 사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상정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한때 아사히맥주가 보유한 해태음료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현행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문제가 걸려 어찌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롯데가 해태음료 경영권이 LG생활건강과 같은 유력한 음료업계 경쟁자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순순히 동의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사실상 무리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한 이후 해태음료 등 추가적인 M&A를 통해 음료사업 강화를 도모해오고 있다. 이번 해태음료 딜의 경우에도 이미 크레디트스위스(CS)를 자문사로 선정해 인수 준비에 나서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롯데로서는 국내 음료시장의 새로운 경쟁자가 탄생하는 것을 달가워할 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와 아사히간에 타협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롯데가 추진해 오고 있는 그린필드(Greenfield) 방식의 맥주사업에 기술 이전이나 합작 투자 등의 방식으로 아사히가 기여하는 조건으로, 해태음료 지분 매각에 동의해 줄 수도 있다는 것.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아사히가 해태음료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어떤식으로든 롯데의 동의를 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롯데가 추진 중인 맥주사업 진출에 아사히가 모종의 기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태음료 딜은 매각 주체인 아사히맥주가 바클레이즈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대략 10여곳의 인수후보들과의 비밀유지동의서(CA) 체결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다음주부터 인수후보측 실사가 6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며, 실사가 마무리되는 9월 중순쯤 입찰이 실시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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