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PEF 조성 계획 사실상 취소 상반기 조합 출자 몰리면서 투자환경 악화돼
이 기사는 2010년 09월 17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이하 공무원연금)이 사모투자펀드(PEF) 조성 계획을 사실상 취소했다. 올해 벤처펀드와 PEF 결성 증가로 보조 유동성공급자(LP) 모집이 어려워 조합 결성이 수월치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당초 이번 주 중 PEF 조성에 대한 공지를 낼 예정이었지만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연내 재추진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공무원연금이 500~700억원을 출자해 2개 운용사를 선정, PEF를 조성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했었다.
공무원연금이 PEF 조성 계획을 접은 것은 올해 상반기에만 국민연금과 정책금융공사, 한국IT펀드(KIF) 등이 1조6530억원을 조합 결성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당수 벤처캐피탈들이 출자 받은 자금으로 벤처펀드와 PEF 결성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보조LP들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조합 결성이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메인LP에 비해 보조LP들의 출자금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당수 조합이 메인LP를 매칭해 조합을 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대형LP들이 워낙 자금을 많이 풀어 시장 상황이 그리 녹녹치 않다”며 “PEF 조성 계획은 일단 연기됐지만 언제 다시 추진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벤처펀드의 경우 조성을 해도 투자 기업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투자활동을 활발히 하는 벤처캐피탈만 약 40여개에 달하다보니 투자를 고려하는 벤처기업의 면면에 큰 차이가 없다. 이러다보니 한정된 기업에 벤처캐피탈이 몰리면서 벤처기업의 몸값이 크게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액면가 대비 10배의 투자를 원하는 벤처기업도 종종 나오고 있다”며 “올해 투자실적이 상당히 저조할 것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3~4년 후 투자금을 회수해도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벤처캐피탈들도 쉽사리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신규 벤처펀드 규모는 1조300억원에 달한다.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총 벤처펀드 자산은 7조원 규모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올해 벤처펀드가 8월까지 6178억원을 투자하는 등 투자가 집행된 금액을 모두 빼면 잔여 벤처펀드 자산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조합결성 속도에 비해 실제 투자 증가율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실제 투자가 예상보다 지지부진 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국내 회수 시장이 주식상장(IPO)에만 집중되고 인수합병(M&A)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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