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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애용하는 IB는? JP모간, 메디슨 딜 계기로 삼성전자와 관계 구축 무산 지적

배장호 기자공개 2010-12-15 11:21:02

이 기사는 2010년 12월 15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애용하는 투자은행(IB)은 어딜까. 어느 한 곳을 지목할 정도로 수족처럼 부리는 특정 IB는 없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정도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골드만삭스에 필적하는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한 JP모간 입장에서는 서운한 일이다. JP모간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 한국 시장에서 일찍부터 톱클래스 IB로 대우를 받아 왔다.

하지만 유독 삼성전자와는 비즈니스 기회가 없었다. 지난 2008년 삼성전자가 미국샌디스크 인수를 시도할 당시 인수 자문을 맡는 행운을 얻었지만 삼성전자로부터 좋은 평을 받진 못했다.

한국 시장을 주도하는 IB로 자부하는 JP모간으로선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의 이런 소원한 관계가 성에 찰리 없었을 터. 호시탐탐 삼성전자와의 안정적 사업 관계 형성 기회를 엿보던 JP모간에서 모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메디슨 M&A다.

메디슨 딜 초반 계획은 공동 매각 자문사인 우리투자증권이 국내 입찰후보를, JP모간이 해외 입찰후보를 각각 커버하기로 했다. 이후 딜 진행 과정에서 삼성전자만은 각별한 요청(?)에 의해 JP모간이 커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JP모간의 당초 기대와는 달리 메디슨 딜 이후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되레 악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JP모간이 메디슨 딜 주관사이면서도 본입찰 이후 절차에서 배제된 사실이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한다는 것.

실제로 메디슨 최대주주 칸서스파트너스가 14일 삼성전자와 대주주 지분 양수도에 관한 계약(SPA)를 체결했지만, 삼성전자를 커버해 온 JP모간은 사전에 이 사실을 인지조차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의 M&A에서 매각 주체가 인수 상대방과 협상할 때 대부분 매각 자문사를 통한다. 하지만 이번 딜에서는 자문사가 아예 협상에서 배제된 셈인데, 관련 배경과 관련해 몇가지 설(說)이 대두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JP모간이 삼성전자의 메디슨 입찰 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JP모간이 삼성전자의 신뢰를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측은 JP모간이 사술(邪術)을 쓰려한 것으로 여겼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이번 메디슨 딜을 과정을 주도한 JP모간이 딜 흥행을 자신한 나머지, 입찰 후보들에게 충분한 가치 평가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점도 또 다른 원성꺼리가 됐다.

실제 매각측은 이번 딜의 완료 일정을 올해 말로 잡고, 다소 부족한 실사 기간을 부여했다. 실사 당시 쟁점이 됐던 올해말 기준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의 산출 근거 자료가 부족했던 점도 입찰 후보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지적된 사항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JP모간이 메디슨 딜을 계기삼아 삼성전자의 주요 에이전트가 되기를 강력히 원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JP모간측은 "메디슨이라는 개별 딜만으로 삼성과의 관계를 모두 설명하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며 "밝힐 수는 없지만 여러 분야에서 JP모간은 수년간 삼성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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