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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유증의 진짜 주관사는 옛 하나증권? 현대상선 재무팀장과 실권주 인수한 NH·대신 관계자 모두 하나증권 출신

김용관 기자공개 2010-12-30 18:02:37

이 기사는 2010년 12월 30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현대그룹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새로운 백기사로 떠오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성 오너 간의 인연으로 딜을 수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그보다는 딜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들의 이력이 더욱 흥미롭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자금 마련과 그룹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320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범 현대가의 증자 불참으로 발생한 실권주를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에 배정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와 NH투자·대신증권 간의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현대상선 지분 4% 가량을 우호 지분으로 만들었다. 두 증권사는 현대상선 유상증자 실권주와 자사주를 향후 2년간 보유하게 되며 대신 연 7.5%의 수익을 보장받았다. 계약기간이 끝난 뒤 정산해 이익이나 손실이 생기면 모두 현대엘리베이터에 귀속된다.

두 증권사 입장에서는 현대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하는 동시에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적지 않은 금전적인 이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향후 현대그룹에서 나올 후속 딜에서도 우선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 매각을 놓고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현대차그룹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들은 과감하게 딜을 맡았다. 당초 현대상선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대신증권이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논의가 됐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의견이 많아 최종 단계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리스크가 만만치 않은 딜에 이들이 참여한 배경은 현대상선의 실무책임자인 김찬호 재무팀장(상무)과 뱅커들의 관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고리는 바로 옛 하나증권(현 하나대투증권).

김 상무의 이력을 따라가 보자. 현대상선에서 근무하던 김 상무는 지난 2005년 3월 회사를 그만두고 옛 하나증권에 들어가게 된다. 이곳에서 그는 기업금융팀과 섹터커버리지실 등 IB 부서를 거치며 뱅커로서의 경력을 다졌다.

하지만 2010년 잘나가던 뱅커 생활을 마감하고 6년만에 친정인 현대상선으로 복귀하게 된다. 현대건설 인수전을 앞두고서다. 김 상무와 함께 현대상선의 재무팀에서 근무하는 이중보 부장도 하나대투증권에서 부동산팀을 이끌던 인물이다. 김 상무가 현대상선으로 복귀한 직후 곧바로 사표를 내고 현대상선으로 이직했다.

현대상선 유상증자 딜을 수행한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관계자들도 역시 하나대투증권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모두가 옛 하나증권에서 한솥밥을 먹던 식구였던 것이다.

대신증권에서 이번 딜을 수임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들의 전직장은 하나대투다. 유동화 상품을 다루는 스트럭처 파이낸스부에서 근무하는 인물들도 하나대투에서 근무했다. NH투자증권에서 이번 파생상품 딜을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구조화팀 역시 팀장을 포함한 팀원 4명 전원이 하나대투에서 왔다.

대신증권은 파생상품 거래 뿐만 아니라 현대상선의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의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동양종금증권과 함께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올들어 유상증자에서 대표주관을 한건도 맡지 못한 대신증권 입장에서 큰 딜을 수임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하나증권에서 함께 근무하던 선후배들이 김찬호 상무를 중심으로 다시 뭉친 것으로 보인다"며 "변방에 머물고 있던 이들 증권사 입장에서도 트랙레코드와 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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