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나뉘는 신세계, 신용등급 전망은 백화점 법인 한 노치 조정가능성도…자금조달 장점, 경기대응력 약화
이 기사는 2011년 01월 20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이마트) 사업을 인적 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신용등급의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신용등급이 대형마트 부문의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백화점 법인의 경우 신세계 신용도에 비해 낮게 책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기업분할이 이뤄지면 분할 전후 재무구조 비교와 개별 재무지표 변화를 감안해 각각의 법인에 등급을 매긴다는 입장이다.
◇기존 사업간 시너지 미미…분할 후 조달전략 수립 용이
신세계는 20일 △사업별 전문성 극대화 △업태별 책임경영 확립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개별사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기업분할로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 사업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던 점도 기업분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분할이 내수시장 정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신세계는 해외사업 공략과 투자확대를 통해 신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법인이 투자주체로 나서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각각 업태 특성과 장점을 살려서 재무전략을 세우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분할이 되면 자금조달 측면에서 장점이 생긴다. 신세계는 과거 채권시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왔다. 중·장기적으로 투자가 확대되면 조달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종목별 투자한도로 인해 기관투자가의 투자가 저조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신용도가 우량한 기업일지라도 총 발행규모가 커지면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권사 채권부 관계자는 "이미 사업부가 분리된 상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운영돼 왔기 때문에 책임경영 문제라면 굳이 기업분할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만 각 법인별로 투자한도가 다르게 부여되면 조달계획을 짜는 게 수월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신용등급, 분할비율·재무상태 추이 '관건'
신세계의 회사채·기업 신용등급은 AA+(안정적)다. 은행권과 KT·포스코·SK텔레콤을 제외하면 롯데쇼핑과 함께 사실상 최고등급이다. 오는 5월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각각의 사업부가 분리되면 법인마다 등급평가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백화점 사업부의 경우 등급조정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신세계는 134개 점포에서 대형마트 사업을, 9개 점포에서 백화점 사업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 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약 80%가 대형마트에서 나온다.
대형마트는 매출액·점포수 등에서 1위의 시장지위를 갖고 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투하자산 대비 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도 삼성테스코와 롯데마트를 앞선다. 하지만 백화점 부문은 롯데쇼핑(29개 점포)과 현대백화점(12개 점포)에 비해 시장지위가 뒤떨어지는 실정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매장 분포와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백화점 법인의 신용등급은 현대백화점과 비교 가능할 것"이라며 "한 노치(notch) 정도를 조정 범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신용등급은 신세계와 롯데쇼핑에 비해 한 노치 낮은 AA0(안정적)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분할 이후 시장지위 △자체적인 사업기반 △분할 비율과 재무상태 추이 등을 분석해 분할이 이뤄지는 오는 5월께 등급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변동에 민감한 유통업의 특성상 사업포트폴리오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익 기여도가 낮은 백화점 사업을 떼내게 되면 대형마트 법인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축소로 경기대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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