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섬본드, 인기는 있고 물량은 없다 올해들어 펀드만 690억원 설정…물량 달려 추가 상품 출시 어려워
이 기사는 2011년 02월 2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딤섬본드가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딤섬펀드 등 관련 상품 출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주로 거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사모펀드와 신탁상품 형태로 투자되고 있는 상태다.
딤섬본드 투자는 위안화 절상기대에 전적으로 베팅하는 상품. 올해 5% 이상 위안화가 절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수요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딤섬본드 품귀현상은 앞으로 인기몰이 지속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추가 상품을 출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딤섬본드 인기에 관련 상품 봇물…딤섬펀드 설정액 690억원 규모
딤섬본드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채권이다. 2007년 첫 발행이후 발행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07년 100억 위안에 불과하던 딤섬본드 발행규모는 2010년에는 335억4800만 위안으로 커졌다.
중국 본토에서 발행되는 판다본드와는 달리 발행과 투자에 제한이 적어 해외 기관의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 국내에서도 올초부터 일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딤섬펀드를 출시한 운용사는 총4군데. 주로 사모펀드 형태로 고액 개인 자산가들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기관은 삼성자산운용. 지난 1월10일 '삼성딤섬플러스사모증권투자신탁'을 시작으로 총 네개의 펀드를 설정, 550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중이다. 하나UBS자산운용는 유일한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 7일 설정됐으며 현재 120억원 가량의 자산을 운용중이다.
증권사들도 딤섬본드를 담은 상품을 출시하거나 준비중이다. 주로 신탁상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자산운용사 딤섬관련 펀드를 판매하기도 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1월부터 '위안화자산 특정금전신탁'을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1월중순 1차로 250억원 정도를 모집했고 지난 8일부터 사흘간 2차 모집으로 150억원을 모집했다. 한달 새 4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린 셈. 주로 기관이 아닌 개인 고객들의 자금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도 위안화자산 특정금전신탁 출시 계획을 발표하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 투자수익률, 위안화 절상폭에 좌우
국내 투자자들이 딤섬본드 관련 상품에 주로 기대하는 것은 이자수익이 아니다. 오히려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차익이다. 채권에 투자한다고 하기 보다는 통화에 대한 투자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외국계 IB 1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위안화는 평균 5.9% 절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는 18일 "올해 위안화 절상폭으로는 5~6%가 합리적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출시된 대다수의 딤섬본드 관련 상품들은 이 점에 베팅, 달러/위안에 대한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에게 모집한 원화 자금을 우선 달러로 바꾼 후, 달러를 다시 위안화로 바꾸어 딤섬 본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달러화/원화 부분은 헤지를 걸어 놓지만, 달러/위안화 부분은 환 변동에 노출하는 식이다.
채권 자체의 이자수익은 보통 연 2.5~3% 수준. 운용 보수나 환헤지비용 등은 보통 1.5%~2% 정도 든다. 환변동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결국 1% 내외다.
결국 위안화 절상폭은 투자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한다. 예상보다 위안화 절상폭이 적다면 국내 은행에 예금하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최윤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딤섬본드 투자에는 정책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은 수출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급격한 위안화 절상을 방어하고 있어 위안화 절상이 예상보다 적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관리변동환율제에서 고정환율제로 회귀한다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절상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 관건은 채권물량 확보…딤섬본드 품귀현상 심화는 걸림돌로 작용
딤섬본드 열기는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로 이어졌지만 막상 돈을 받아 운용하는 금융기관에게는 또 다른 고충이 있다. 바로 상품의 핵심인 딤섬본드 확보다. 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작 딤섬본드 없는 딤섬상품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딤섬본드는 현재 발행물량보다 투자수요가 몇 배는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맥도널드가 딤섬본드를 발행했을 당시, 투자수요는 발행규모의 4배이상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딤섬본드를 확보하기 위한 ‘입도선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행히 현재 국내 딤섬본드 관련 상품은 모집된 자금에 한해서는 채권물량을 어느정도 확보해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운용규모에서 대략 80~90%에 해당하는 비중을 채권으로 채워 운용하고 나머지는 현금성 자산으로 남겨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딤섬본드 품귀현상을 직접 경험하자, 추가 상품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관도 나오고 있다.
딤섬본드 관련 상품 취급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상품의 경우 90%이상 딤섬본드를 담고 있지만, 채권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며 "물량 구하기가 쉽지 않아 추가로 상품 규모를 늘릴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현지 외국기관에 물량확보를 위탁하는 방법도 등장하기도 했다.
하나UBS의 경우 현지 운용사인 Income Partners(IP)에 채권 소싱과 투자 부문을 위탁한다. IP는 주요 투자은행들과 Lead Original Dealer Partnership을 구축, 현지 발행과 유통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먼저 채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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