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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델파이 M&A 완주할까 "건설사 지원 등이 우선"..의향서 불구 수뇌부 공격적투자 부담

박준식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1-02-21 15:42:37

이 기사는 2011년 02월 21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이 한국델파이 인수전을 완주할 수 있을까. 한국델파이 지분 50% 매각 입찰에 의향서(LOI)를 제출한 코오롱의 진의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계열 건설사 지원 등 우선순위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빅딜을 치를 여유가 있겠냐는 게 시장의 주된 의문이다. 그룹 수뇌부는 5년 전 10대그룹 진입을 목표로 공격적인 M&A를 계획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긴 사례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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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이 M&A를 통한 사업확대 비전을 구체화한 건 2006년 초. 이웅렬 회장의 주도 아래 그룹은 '빅 스텝(Big Step) 2010'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까지 매출 20조 원, 당기순이익 1조5000억원을 올려 재계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룹은 △첨단소재(전자, 자동차, 생활산업)와 △화학·바이오(원료의약) △건설·서비스(환경, 패션· 유통, 정보통신) 등의 3가지 사업축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는 매출이 6조원대에 머물던 시점이라 5년래 20조원의 목표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소재와 화학, 바이오, 건설, 서비스를 망라하면서 이를 3가지로 묶은 것도 연계성 없이 선택과 집중을 포기했다는 지적을 얻었다.

그룹은 2006년부터 '빅 스텝팀'으로 불리던 미래전략추진실을 꾸려 다양한 인수대상을 검토했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4년 간 빅 스텝팀이 성공한 딜은 2건. 2006년 11월 600억원 규모의 환경시설관리공사를 인수해 수처리 관련 사업을 시작하고, 이듬해 1월 패션브랜드 캠브리지(600억 원)를 인수해 패션사업을 보강했다.

나쁘지 않은 실적이지만 놀랄만한 것도 아니었다. 전략 실무진은 사업을 재편할 빅딜을 꿈꿨지만 수뇌부는 계열 지배구조 조정을 통한 경영권 강화에 집중한 결과다.

코오롱은 그동안 수차례의 계열사 합병 및 분리를 통해 지난해 2월 지주사 체제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그룹의 현안이 지배구조 개편에 집중되면서 신규 M&A 사업은 지속적으로 유보됐다.

실무진은 지난해까지도 토목 설계회사인 삼안과 차 부품사 델파이 등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계획은 보류됐다. 이 과정에서 빅 스텝팀 핵심 실무진이던 고모 팀장은 지난해 말 모 증권사로 자리를 옮겼고 팀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M&A팀이 와해된 가운데서도 코오롱은 델파이 인수전에 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룹은 계열사 코오롱글로텍을 통해 자동차 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섬유 원단을 재편 및 가공해 자동차 시트를 만들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차 부품은 전체 사업에 견주면 비중이 미미했지만 현대·기아차그룹을 납품처로 두고 있어 성장의 기대를 모은다. 전략담당 실무진은 효과적인 신성장동력으로 자동차 부품업을 추천했고 유기적 성장만으로는 확장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아래 M&A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딜에 코오롱이 최종 입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회사 안팎의 중론이다. 실무진은 지주사 전환 이후 신사업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코오롱건설의 재무문제 해결이 그룹의 최대현안이라 수뇌부가 공격적인 투자를 꺼려하고 있다.

실제 델파이 인수 주체로 부각되는 코오롱글로텍은 최근 코오롱건설에 현금 640억 원을 내주고 그린나래 지분을 떠안았다. 사업지주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유보현금 590억 원을 코오롱건설에 지원했다. 건설사 부실 해결에 재무적 여력이 있는 계열사가 총 동원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신사업에 있어서도 오너가 주도하는 해외사업 확대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회장은 개인자금으로 지난 1월 프로셉코오롱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원유 및 수처리 사업을 시작했다.

코오롱은 최근 이 법인을 통해 캐나다 소재의 관련 기업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너의 개인회사에 측근 경영진이 이사로 동원된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코오롱 계열의 △자산은 6조8290억 원 △매출은 6조6750억 원 △순이익은 1540억 원 수준. 재계 34위의 코오롱을 이끄는 이 회장은 최근 "2015년까지 매출 규모를 25조 원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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