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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밥캣 구하기 거래…미래PE의 3연속 등판 DICC 홍콩IPO 포기 후 PE 네트워크 활용 3800억 조달

박준식 기자공개 2011-03-25 08:36:10

이 기사는 2011년 03월 25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프리IPO성 지분 매각에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PE가 주축으로 참여하면서 두산과의 거듭된 거래 관계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PE는 두산그룹이 지난 2008년 잉거솔랜드의 중장비 부문인 밥캣(Bobcat)을 인수한 이후 3차례나 관련 딜에 동참했다. 라이벌에 비해 깔끔한 일처리 등을 평가받으며 경쟁 관계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이다.

첫째 거래는 미래PE가 두산의 밥캣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로 인수단에 참여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미래PE는 8억 달러 규모로 배정된 전환우선주 투자 건에서 1억5000만 달러를 배정받아 첫 거래를 성공시켰다. 이 딜은 2012년 12월까지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있고 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연 복리 9%에 두산인프라코어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가졌다. 미래PE 입장에서 유리한 조건이다.

미래PE는 밥캣 딜을 매개체로 두산과 네트워크를 형성한 이후 지난 2009년 다시 한 번 딜을 터뜨렸다. 두산이 삼화왕관 등 4개 계열 자산을 묶어 6300억 원을 조달한 구조조정성 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 189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소진한 것이다.

두산은 이 거래를 통해 밥캣의 실적저하로 인한 재무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3조 원이 넘는 차입금을 단번에 줄이지는 못했지만 채권단과 맺은 증자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검증받았다. 거래 파트너가 된 미래PE 역시 블라인드 펀드의 자금을 안정적인 대상에 소화했다.

이번 DICC의 경우에도 미래PE는 궁지에 처한 두산의 구원투수로서 충분한 역할을 했다. 당초 두산은 중국법인인 DICC의 특수성을 감안해 현금조달을 위한 방책으로 홍콩 증시상장을 염두에 뒀다. 홍콩 증시가 국내 유가증권시장보다 기업가치 평가를 후하게 매기고 중국 사업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는 판단이 배경이었다.

그러나 잘 나가던 사업이 지난해 하반기 일본 코마츠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기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점유율 하락은 밥캣 인수에 따른 신규투자 여력이 줄어들며 발생한 결과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두산은 딜러들을 구조조정하고 중대형 굴삭기 생산능력을 보강했지만 홍콩 증시 상장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해외 증시 상장이 중국에 자산을 둔 두산에는 썩 유리하지 않다는 점도 경영진의 계획실행을 주저하게 했다. 두산은 해외 상장안을 법률 자문사 등과 면밀히 검토했지만 중국법인인 DICC를 홍콩에 상장할 경우 이중과세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초 계획은 현 시점에서 실현하기에 벅찬 문제였던 셈이다.

두산은 밥캣 인수금융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 플랜B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사모펀드를 통한 상장 전 지분 매각이 대안이었다. 이 계획이 시장에 알려져 스탠다드차터드(SC)의 PE와 국내 에이티넘 파트너스 등 기존에 두산과 거래관계가 없던 GP들이 투자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그러나 이번 거래에도 결과적으로 미래PE와 IMM PE 등이 주축이 된 오랜 동지들을 초청했다. IMM의 경우 미래PE와 함께 지난 2009년 4개 계열사 구조조정에 810억 원을 투자해 관계를 튼 전력이 있다. 하나대투증권 PE는 직접 투자는 아니지만 지난 2008년 말 두산이 ㈜두산에서 두산테크팩을 떼어 MBK파트너스에 매각할 당시 자문사로 일하며 인수금융을 제공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DICC 지분 매각은 두산과 거래관계가 있던 3개 GP와의 클럽딜 성격을 가지지만 그렇다고 협상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건 아니다. 두산은 당초 DICC 지분 10%에 2000억 원 가량의 금액을 요구했지만 PE들이 이를 과도한 평가라고 거부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DICC의 성장세를 감안할 경우 상장 후 100% 지분 가치(EV)가 3조 원이 된다는 가정을 주장했지만 지분을 재매각해 거래차익을 얻어야 하는 GP들은 셀러 주장보다 15% 가량 할인된 1700억 원을 제시하며 맞섰다. 매매 양방의 시각차가 확인되면서 협상은 한 달 이상 지연됐고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두산은 그러나 매각지분을 20%로 늘려 본래 IPO를 통해 조달하려던 금액의 규모까지 조달액을 늘리는 조정안을 냈다. 이에 대해 GP들도 할인폭을 5% 수준으로 줄여 3800억 원이라는 합의점을 찾는데 성공했다.

두산은 GP들에 투자기회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자본 확충 필요성이 있는 두산캐피탈의 증자참여도 요구해 관철시켰다. 약 500억 원 안팎의 증자를 결정하고 주주배정 후 실권되는 주식을 DICC 딜에 참여하는 GP들에 인수해달라고 요청해 이를 확답 받은 것이다.

두산은 이번 DICC 지분 매각으로 지게차 사업 매각을 포함해 약 8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 금액은 내년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밥캣 인수금융 21억 달러(약 2조5000억 원)를 상환하는데는 부족하다. 하지만 자구노력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미래PE 등 3개 GP 역시 딜 가뭄을 겪는 와중에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물건을 찾아 각각 1000억 원 이상을 소진한 성과를 얻었다.

미래PE와 IMM PE는 국민연금의 블라인드 사모투자 위탁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2개사는 이번 투자로 자금을 대부분 소진했다. 하나대투PE는 지난해 5000억 원 규모로 구성한 펀드 중 상당액을 투자해 첫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채우고 있단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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