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4월 04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는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다.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상품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복합금융그룹의 출현으로 통합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해졌다.
'2010-2011 더벨 리스크매니저 어워즈'에서 금융지주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하나금융지주가 대표적 사례다.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매트릭스(matrix) 조직체제를 도입했다. 이후 그룹, 사업부문, 관계회사 수준의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인식과 대응이 가능하도록 그룹 전체의 리스크 관리 기능을 그룹 CRO(리스크관리 최고책임자)가 운영하고 있다.
◇ 매트릭스형 리스크 관리
CRO를 맡고 있는 이우공 상무는 "개인 고객은 개인 고객의 특성에 맞도록 상품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리스크관리도 법인체를 넘어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며 "자연스럽게 개별 회사 중심이 아니라 지주회사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CRO의 권한도 다른 지주사에 비해 많은 편이다. 계열사들은 신상품 출시 전에 지주사와 사전협의 등 모든 사항을 보고하도록 돼 있다. 한도 관리 방식으로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는 한편 그룹 CRO가 주력 자회사의 여신위원회에 참석해 거액여신을 통제할 수도 있다. 파생상품 등 모든 익스포져를 대상으로 필요할 때 마다 점검을 할 수 있다.
매트릭스 조직에 의한 리스크 관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주사와 마찬가지로 하나금융지주의 보고체계도 듀얼 리포트(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자회사 리스크관리부서 기안문서가 지주회사로 자동으로 보고됨) 과정을 거친다. 보고 라인이 복잡하다 보니 직원들이 번거롭고 의사결정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관계사별 리스크관련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특정 부동산 여신심사의 경우 위원회를 사전에 만들어 은행, 증권 등 계열사가 모두 모여 대출여부를 사전에 검토한다. 이렇게 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열사 간 의견조율에도 효과적이다.
◇ 지주사가 계열사 한도관리
하나금융의 강점은 지주사가 계열사의 한도관리를 강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무는 "지주사는 안정적인 업권의 안정적인 사업에 투자할 것인지, 위험이 큰 업종의 위험이 큰 사업에 투자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며 "투자한 자금으로 발생한 수익과 그에 따라 발생한 리스크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관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용, 시장, 금리 등 리스크 유형별 리스크 관리 체계는 리스크 유형 별로 경제적 자본한도(미예상 손실)을 부여해 보유 자본의 적정성을 관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 외에 리스크 유형 별로 금융그룹 차원의 별도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신용리스크를 예로 들면 산업별, 국가별, 금융기관별, 동일그룹별, 동일인별 신용공여 한도 등이 있고 시장리스크에는 포지션한도, 손실한도, 파생상품과 관련된 허들(허들 초과시 문제 점검 및 대응) 등이 있다. 한도 설정 외에도 각종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리뷰하고 이를 개선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 상무는 "최근 건설업종의 부도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종 및 해운업종에서 많은 신용손실이 발생돼 지난해 업종별 포트폴리오 관리 체계를 개편했다"며 "성과이익 및 신용손실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업종별 한도를 부여하고 포트폴리오 변화 추이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는 자회사의 리스크 허용한도 설정, 통제 및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임점검사 등을 통해 상시 점검한다.
대출 부실화 등 손실사례들을 모아 'Lesson learned'를 작성, 배포함으로써 관계회사간 유사 사례의 재발방지와 리스크 관리 문화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그룹 내 영업을 총괄하는 BU(Business Unit)장들에게는 정기적으로 '리스크 진단 리포트'를 제공한다. 영업 부문과 리스크 관리 조직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례화되고 사전적 리스크 관리 문화가 확산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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