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의 역발상…운영리스크 관리=성과촉매 이규옥 CRO "직원 필요에 부합한 운영리스크 관리"
이 기사는 2011년 04월 0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2011 더벨 리스크매니저 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규옥 기업은행 부행장(CRO)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갖는 것이 리스크관리를 잘 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운영리스크 관리 체제가 금융회사 가운데 최고라는 평가를 받게 된 이유도 다른 수익 부서와 일선 영업점 직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노력한 결과라는 것.
기업은행이 운영리스크 관리 체제 개발에 착수한 것은 2004년 12월.
한 직원의 전횡으로 233년 전통의 영국 초대형 은행(베어링은행)이 파산하는 것을 목도한 세계 금융계는 바젤II 은행 자기자본 규제 대상에 운영리스크를 포함시켰고, 국내 은행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바젤II를 속속 도입할 때였다.
다른 은행에 비해 한 발 늦게 시스템 개발에 나섰지만, 1년 만인 2005년 개발을 완료했다. 2008년에는 다른 은행보다 한 발 앞서 국내 최초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운영리스크 관리 고급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았다. 시스템 구축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리스크관리 본부의 진짜 고민은 시스템 구축 이후부터 시작됐다. 시스템과 모델이 아무리 정교해도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을 은행 전체로 확산시키지 못하면, 리스크관리 본부라는 상아탑에 갇히고 말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전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경영실적 평가에 운영리스크 관리 정도를 반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영업현장 직원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셌다. 운영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수 많은 관리 지표들을 정확하고 적시성 있게 본점 시스템으로 집중시키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오랜 고심 끝에 나온 해결책은 성과평가 가점제. 다른 금융회사 운영리스크의 경우 업무처리 실수 및 오류 등을 감점 처리하는 네거티브(-) 방식이 일반적이다.
기업은행의 역발상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업무 실수가 적은 직원이나 지점에 가산점을 주도록 평가 방식을 설계했다. 여기에 운영리스크 관리 수준이 지점의 평가 순위를 뒤바꿔 놓을 정도로 점수에 변별력을 부여했다.
운영리스크 관리 수준이 자신의 성과평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운영리스크에 대한 직원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다.
우선, 리스크관리 부서 직원과 타 부서 직원들의 소통이 증가했다. 리스크관리 부서 단독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리스크 요인이 발굴됐다. 지점 직원이 개선 방안을 건의하는 횟수도 증가했다. 운영리스크 관리를 잘 하는 직원과 지점에 대한 은행장 포상 등의 동기 부여도 촉매제로 작용했다.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부행장은 "직원들의 필요에 부합하는 제도를 만들어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문화 확산의 실효성을 높였다"면서 "직원들의 협조는 가속도 운동처럼 발전을 거듭할수록 반발을 줄이고 리스크 관리에 대한 직원들의 수용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규옥 부행장은 1982년 입행 후 30년 동안 기업은행에서만 근무한 정통 IBK 맨이다. 지점 영업과 심사역, 신용정보부, IB본부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기업은행 신용평가 모형 개발의 주역으로, 리스크 관리와 영업 현장을 연결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 부행장의 다음 목표는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토대로 리스크 관리 인프라를 더욱 공고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신용감리 전문가시스템, 특수금융 리스크관리, 차세대 신용평가모형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리스크관리 규정이나 제도, 시스템 등의 하드웨어 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갖췄다고 자부한다"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노력을 통해 기업은행이 100년 이상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확고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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