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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지게차 매각, 기온 대신 SC PE 선택 2009년식 구조조정 재활용…㈜두산 손자회사 통해 경영권 유지

박준식 기자공개 2011-04-28 17:55:29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8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게차로 불리는 산업차량 사업부를 2450억 원에 스탠다드차타드 사모펀드(SC PE) 등에 매각하기로 했다.

두산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올 초부터 매각을 검토해온 이 사업부의 최종 인수자로 자사가 설립한 DIP홀딩스와 SC PE를 결정했다. DIP홀딩스와 SC PE가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자금을 출자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면 이 회사가 지게차 사업부를 인수하는 구조다.

두산은 당초 지게차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잠재 인수자로 독일 기온(Kion) 등과 접촉해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오랜 협상에서 양방의 매매가 합의가 어려워 논의를 중단하고 지난 2009년 구조조정 때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를 끌어들인 매각을 검토해 왔다.

두산이 바란 지게차 사업 매각 희망가격은 약 4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온과의 협상 등에서 논의된 가격은 그에 현저히 못 미쳤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두산은 결과적으로 지게차 사업을 저가에 파이어세일하기보다는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경영권 확보 기간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지게차 사업이 기존 중국향 굴삭기 비즈니스와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추후 성장에 베팅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물적 분할된 사업부의 49% 지분을 매각하고 일정수준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는 중용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구조는 기존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매대금 수령방식을 통해 가능한 유추해볼 수 있다. 총 매매대금은 2450억 원(예정)을 1차로 6월 말까지 75%(1838억 원)를 수령하고 2차로 3분기까지 잔여 25%(613억 원)를 수령할 예정인 조건이다.

㈜두산이 100% 출자한 DIP홀딩스가 937억 원을 내놓고 SC PE가 900억 원 가량을 투자하면 약 1838억 원의 현금을 보유한 SPC를 만들 수 있다. 이 회사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할된 지게차 사업 주식 100%를 인수해 75%의 대금을 납부하고, 나머지 25%(613억 원 가량)는 SPC 대출을 통해 완납할 수 있다.

㈜두산의 DIP홀딩스는 △두산DST 지분 51%와 △SRS코리아 지분 51%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10.64%를 보유한 SPC다. DIP홀딩스는 당초 삼화왕관 지분 24%도 갖고 있었지만 이를 지난해 매각하면서 267억 원 가량을 확보했고 배당수익 등을 더해 유보금을 갖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82억 원이다.

SC PE는 경영진의 지시로 두산그룹에 접촉한 뒤 당초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DICC 지분 20% 매각에 관한 딜을 요청했지만 해당 거래에서는 밀려났다. 두산과 오랜 거래관계를 맺어온 미래맵스자산운용 PEF와 IMM PE가 이 거래에 관심을 가지면서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고도 배제됐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SC PE는 그러나 오랜 노력 끝에 지게차 딜에 참여하면서 두산과 거래를 트게 됐다. 국내 대기업 중 M&A 활동에 적극적인 두산에 어필할 기회를 찾으면서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두산그룹도 지주사인 ㈜두산의 손자회사를 통해 지게차 사업 경영권을 놓지 않으면서 추후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지게차 사업부의 매출이 현재 5000억 원 수준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경우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SC PE를 엑시트 하게 하고 중공업 분야의 전략적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지게차 사업의 성장이 예상과 달리 부진하다고 해도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시장의 전략적 투자자에 다시 매각하는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공작기계에 사업역량을 집중하면서 밥캣(Bobcat) 인수부담을 덜기 위해 중국 현지 생산법인인 DICC 지분 20%를 매각(3800억 원)했고, 이번 거래까지 포함해 총 6250억원을 확보했다. 두산은 이 현금을 밥캣 인수 관련 부채 조기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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