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신용등급, S&P와 국내 신평사 차이는? S&P는 등급 하향, 국내사는 AA+ 유지…'분할' 해석하는 관점 달라
이 기사는 2011년 05월 03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 없는 신세계의 신용등급에 대한 국제신용평가사와 국내신용평가사들간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신세계의 등급을 하향했지만, 국내 신평 3사는 분할 전과 동일한 AA+ 등급을 유지했다.
S&P는 기업분할을 신세계와 이마트의 실질적인 분리로 해석했다. 이마트 없는 신세계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반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기업분할이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으로 사업역량이나 채무상환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견해다.
◇ S&P "산업 리스크 확대" VS 국내 신평3사 "사업 공조 여전"
S&P와 국내 신평 3사는 같은 날(2일) 신세계와 이마트의 분할 후 신용등급을 발표했다. 관건은 백화점 사업부만 남은 신세계의 신용등급 유지 여부. S&P와 국내 신평사들은 양 사의 '분할'을 다르게 해석했고, 이 같은 관점의 차이가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우선 S&P는 신세계의 외화표시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대신 이마트의 등급은 분할 전 신세계의 등급을 그대로 적용, A-로 평정했다.
S&P는 "신세계는 분할로 인하여 시장 입지 및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신용도가 약화됐다"고 밝혔다. 분할을 보다 엄격히 적용, 신세계의 독립법인 사업 리스크를 보다 보수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S&P 한상윤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할인점 사업 보다 백화점 사업의 산업 리스크를 더 큰 것으로 본다"며 "백화점 사업만 영위하게 된 신세계의 경우 산업 리스크는 전보다 커졌고, 시장 지위는 하락해 등급을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S&P에 등급 철회를 요구했다. S&P는 신세계의 요청에 따라 해당 등급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의 발빠른 조치는 등급 하향에 대한 껄끄러운 속내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신평 3사는 신세계와 이마트 양쪽 모두에게 기존 등급과 동일한 AA+를 부여했다. 분할 이후에도 그룹의 컨트롤 타워 하에 상호 지원이 예상되며, 분할 이전 채무에 대해서도 이마트와의 상호 연대보증제공으로 신용위험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신정평가는 "분할의 목적이 각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분할이 개별 사업부문의 안정성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규모의 경제와 교섭력 등에 부정적 영향은 없으며 합산 실체의 펀더멘털과 채무상환능력에 변화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S&P의 등급 하향 "타당하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신용등급은 양 사의 분할이 예정된 시점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 신세계가 AA+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대형마트 부문 독보적 1위 이마트의 존재감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신세계의 최대 수익원이었다. 전체 매출액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75%가 대형마트 부문에서 발생했다. 그간의 등급 상승은 이마트의 성장세에 기인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자산에서 이마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74%에 달했다. 신세계의 자산총액은 분할 전 14조662억원에서 분할 후 5월 1일 현재 3조635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자본금 역시 943억원에서 246억원으로 감소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 길기모 연구위원은 옛 LG가 LG화학과 LG전자로 분할됐던 사례를 예로 들며 등급 하향 조치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당시 LG화학에서 분리된 LG생명과학과 LG생활건강의 신용등급도 하향됐다는 것.
길 연구위원은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며 "재무적 측면에서 봤을 때 (신세계의)등급이 떨어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 국내 신평 3사의 등급 유지 "문제 없다"
신세계의 등급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분할의 목적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므로 채무 상환력이 떨어지거나 업종 내 지배력이 약화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다.
신세계백화점의 업계 2위권의 시장지위와 최근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감안하면 등급이 하향될 이유가 없다는 것.
신한금융투자의 윤영환 선임연구위원은 "분리의 목적 자체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안정성이나 채무상환능력과는 상관관계가 적다"고 밝혔다.
이어 "규모의 경제와 가격협상력 등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신세계와 이마트는 모두 Tier 1 기업으로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연구위원도 "분할되긴 했으나 한 울타리에 있는 것"이라며 "신세계백화점의 기존 시장 지위를 고려하면 등급이 유지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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