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신용등급 상향 임박…논란 불가피 AA+, 신용도 이상 산업 내 대표성 갖춰야…외형·신인도 부족
이 기사는 2011년 05월 24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의 신용등급 상향이 임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조만간 현대백화점에 대한 평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공표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등급 상향은 옛 신세계 분할 이후 존속법인(신세계)의 신용도 유지(AA+)가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신세계와 외형·펀더멘털에 큰 차이가 없어 한 노치 아래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하지만 현대백화점의 자본시장 내 위상이 AA+에 부합하기에는 모자람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A+ 이상의 신용등급은 채무상환능력뿐 아니라 국내 대표 기업에 걸맞는 신인도와 상징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
특히 업종 내 선도기업인 롯데쇼핑과 동일 선상에 놓이면서 등급 체계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신세계의 경우 규모는 비슷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마트와 연결된 '두지붕 한가족'이어서 같은 잣대로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이르면 금주 내 공표, 신세계 등급유지 영향?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현대백화점의 신용등급을 AA+로 올려 놓고 공표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의 등급 상향 조정은 지난해 3월말 AA-에서 한 노치 오른 후 1년 2개월만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등급 조정을 기반으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평정 내용은 입찰 예정일인 25일이나 26일을 전후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달목표는 1500억원~2000억원.
등급 상향의 표면적 이유는 실적·펀더멘털 개선이다. 대대적인 임차점포 매입으로 비용(임차료 등) 부담을 줄여 수익성 확대 기반을 강화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공격적 투자에 따른 비용도 2016년까지 분산하고 있어 재무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
신평사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실적 개선이 탁월했고 업황 역시 당분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임차 점포 매입에 따른 비용 발생에도 차입금을 축소하는 등 재무구조가 탄탄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신세계 등 피어(Peer) 그룹 내 업체와 비교를 하긴 했지만 자체 재무구조의 개선이 평정에 가장 큰 근거"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현대백화점이 사업·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롯데백화점·신세계 등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이나 유통업종 내 입지로 따지면 아직은 AA+ 기업으로 보기에 부족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A+ 이상 우량 등급은 단순 신용도를 뛰어넘는 상징성과 평판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 때문.
AAA등급이 사실상 국가와 동일시되는 신용수준이라고 보면, 일반 기업으로서는 AA+가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등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등급의 희소성 측면에서는 AAA등급을 능가할 정도다.
실제로 AA+등급은 해당 업종에서 확실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 극소수 기업에게만 주어진다. 업황 변동이 심한 산업의 경우에는 아예 AA+기업을 배출하기조차 어렵다.
◇ 펀더멘털 우수, 규모의 경제 효과 미미
평정의 핵심 비교 대상인 신세계와의 차이도 여기서 발생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백화점에 편중한 단일사업구조가 가장 큰 약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할인매장·슈퍼마켓 등을 영위하는 경쟁그룹에 비해 사업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업태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등급 차별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신세계가 분할로 외형이 줄었다고 하지만 이마트와 연결하면 여전히 규모의 경제 효과 측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신세계·이마트는 분할 후에도 영업·재무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어 사실상 '한몸'으로 받아들여진다. 옛 SK에너지의 신설·독립법인이 분할 후 외형 축소에도 등급을 유지한 것과 같은 논리다.
특히 업종 내 독보적 위치에 올라 있는 롯데쇼핑과의 차별성 문제도 논란거리로 남았다. 롯데쇼핑의 경우 올라갈 데라고는 AAA 등급 뿐이다.
윤영환 신한금융투자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재무상황도 괜찮고 계열 리스크도 없어 펀더멘털 측면에서만 보자면 롯데쇼핑·신세계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그룹 계열사를 통 틀어도 순매출액 1조5000억원의 규모로는 AA+등급에 오르기에 외형과 산업 내 지위 측면에서 상당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신세계·이마트는 그룹 내 사업구조나 IFRS 관점에서 사실상 한 기업이라 비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