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현의 도미누스 "한국형PE 정수 찾겠다" 재벌중심 시장 인정 공존 모색…유진과도 우호적 협력 지속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5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사모펀드(PEF)가 풋옵션을 받고 다운 사이드 중심으로 딜을 대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건 투자가 아니라 대출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하며 대기업의 정서와 중소기업의 운영 방향, 오너들의 사고방식, 정부 정책을 경험했고, 한국형 PEF가 어떤 방향을 세워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정도현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3일 회사 설립과 관련해 "결국 모든 산업은 고객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형 투자회사로서 고객에 가장 적합한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정 대표는 유진그룹 계열 유진자산운용에서 PE/AI 사업부를 이끌어 오던 실무 책임자다. 그는 최근 유진그룹과 협의 하에 관련 인력 상당수와 함께 그룹을 벗어나 독립 PEF 운용회사,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미국 동부의 명문 윌리엄스 칼리지를 최우등(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하고 하버드 케네디 스쿨을 졸업한 수재인 그는 글로벌 사모펀드 론스타(Lone Star) 코리아 등에서 근무하며 국내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에 대해 정 대표는 "20대에 미국에서 영미식으로 공부를 하고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한국에서 PE 업무를 하면서 시장의 많은 사람들이 실력이 없어서 옵션을 요구하고 대출과 같은 투자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술회했다.
정 대표는 "미국에서 개발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이론적으로 한국 재벌 이슈를 접근했을 때와는 달리 한국에서 투자 업무를 하면서 한국 경제와 산업의 많은 부분이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 영역을 넘어 결국 대규모 기업 집단들에 의해 돌아간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래서 한국에서 PE를 하려면 이런 재벌들 사이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재벌 대기업들을 시장에서 전략적 투자자(SI)라고 하는데 블랙스톤이나 KKR과 같은 초대형 PE가 없고 인력 시장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SI가 △투자 파트너와 △리스크 테이커 △엑시트 대상 등 모든 면에서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형 PE에 대한 그의 고민은 재벌과 시장 사이의 중개자에는 머무르지 않는다. 정 대표는 "산업에 있어서 대기업 집단의 중요성은 앞선 설명대로 존중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도미누스의 고객이 대기업이라는 것은 아니다"며 "도미누스가 고객으로 맞이할 공공기관 연기금과 금융사, 공제회 등 중요 기관투자가(LP)를 위해 서로 소통이 유연한 한국형 펀드 운용사가 되려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투자자 모집과 관련해 "70~80년대와 달리 한국도 인구 구성의 노령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어 노동력보다는 자본이 많은 국가가 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며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 투자보다는 대체, 대안 투자에 대한 투자가들의 필요가 증가할 것이고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향후 유진그룹과 관계에 대해서는 "도미누스가 계열사 분리를 전제로 설립된 회사라 법적인 관련성은 없고 우리의 고객도 기관투자가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젊고 고속으로 성장해 가는 유진그룹과 협력할 기회가 있다면 마다치 않을 것이고 뿌리를 중요시하는 한국적 특성상 지금의 도미누스를 있게 한 유진과 투자가들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우호적인 협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국내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자본은 풍부한 상황에서 국내 대체투자업은 분명 레드 오션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형 대체투자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통해 장기적인 투자 안목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명분을 잘 조정한다면 일정 이상의 절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시장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5년 내 업계해외 투자회사들에 뒤지지 않은 한국형 PE를 만들낼 것"이라며 성공 의지를 표명했다.
◆ 정도현 대표 학력 및 약력
△ 윌리엄스 칼리지 정치경제학 학사(최우등 졸업)
△ 하버드 케네디스쿨 개발경제학 석사(케네디 펠로우)
△ 도이체방크, 뉴욕(M&A 자문)
△ 베인앤컴퍼니코리아
△ 론스타어드바이저스코리아
△ 유진자산운용 PEF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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