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5년만에 '신용등급' 받은 까닭은? 비협약채권자 상환용 채권발행 여부 관심..업계 "신규거래용 IR 목적"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4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업체인 팬택이 약 5년여만에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신용등급 부여는 채권발행이 목적이어서 팬택이 올해 연말로 유예된 비협약채권(약 5000억원) 상환을 위한 정지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 3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ICR)을 'BB+'로 부여받았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팬택이 신용등급을 받은 건 워크아웃 돌입 즈음인 2006년말 이후 약 5년여만이다.
팬택 역시 여타 신용등급을 부여받는 기업처럼 채권발행 동기가 있다는 관측이다. 과거 2007년 4월 협약채권 및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상환 유예 방침이 확정되면서 총 1조1000억원 상당의 채무 중 4500억여원이 출자전환됐고 나머지 대부분(약 5000억원) 채권은 올해 말까지 상환 유예된 바 있기 때문이다.
팬택이 연말 또는 내년초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든 상환 유예된 채무를 상환 또는 만기 연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미리 등급을 받아 채권발행 사전조사(태핑)에 나선 거라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사실 팬택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비협약채권의 처리"라며 "박병엽 부회장 및 팬택 임직원들이 워크아웃에 돌입할 때 눈물로 이들을 설득해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회사가 살아난 만큼 이들 채권을 상환해야 할 의무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측에서는 채권발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채권 발행을 고려했다면 회사에서 설명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른 목적은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BB+' 등급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등급으로는 채권 발행 자체가 어렵다는 점도 회사측 설명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 발행 때문이 아니라 기업설명회(IR)를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규 거래처와 거래를 틀 때 신용평가서를 주고 받는데 기존 등급이 'CCC' 등급이다보니 신규거래선 제약이 많아 신규 등급을 받았다"고 했다.
신용평가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지금은 채권발행 목적이 없을 수 있으나 차츰 수요가 생길 수 있고 목적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며 "등급을 더 끌어올리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이유에서건 일단 팬택이 신규로 신용등급을 받은 점은 긍정적이다. 팬택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를 앞지를 만큼 두각을 내고 있다. 이날 부여받은 신용등급은 이미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는 등급이다.
보통 워크아웃 기업의 등급은 'CCC'다. 다만 팬택을 믿고 채무를 유예해 준 투자자들을 위해서라면 신용등급을 의뢰한 목적에 대해서는 다소 투명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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