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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 '脫 제지' 새 캐시카우는? 한솔테크닉스 등 비제지업 급성장..10년 구조조정 거치며 다각화

문병선 기자공개 2011-06-17 11:32:41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7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그룹을 더이상 제지업에 주력하는 기업집단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한솔테크닉스(옛 한솔LCD)가 급성장하는 등 비제지업이 한솔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구조조정을 거치며 ‘한솔제지’ 중심으로 단일화되는 듯하던 그룹의 외연이 폭넓게 다양화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의 신규사업 발굴도 분주하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그룹 주요 계열사의 매출액(2010년말)을 분석한 결과 비제지업종의 비중이 56%를 넘어섰다.

제지업종의 경우 아트원제지(옛 이엔페이퍼) 등을 인수하며 업종 내 점유율을 더 늘렸고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정도로 주력 사업으로 키워내 소홀했던 게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비제지업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특히 LCD 및 LED TV 핵심부품인 BLU(백라이트유닛)를 주로 제조하는 한솔테크닉스의 매출액이 한솔제지를 넘어서면서 ‘제지 대 비제지’ 매출 비중이 역전되는 계기가 됐다. 그룹 매출이 커지면서 그룹내 물류를 담당하는 한솔CSN의 실적도 30% 가까이 성장했다.

2007년에도 사실 단순 비교했을 때 제지업보다는 비제지업의 매출 비중이 더 컸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비제지업의 경우 한솔제지와 연관된 사업 비중이 적지 않았고 그룹 최대 캐시카우는 독보적으로 한솔제지였다.

최근에는 한솔테크닉스가 한솔제지에 필적할 규모로 커지며 ‘양대 주축 사업’으로 성장했고 기타 계열사들의 사업도 제지업종 이외의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한솔그룹의 변화는 10여년의 그룹 슬림화 및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한솔그룹은 한때 재계 서열 8위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던 그룹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한솔텔레콤 및 한솔종금 등의 부실 처리 문제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내몰렸다. 이후 자산 매각과 계열사 정리가 단행됐고 거의 핵심 사업인 제지업종만 남을 것이라는 평을 듣는 등 외형이 줄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착실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무리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키운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지업종은 경쟁 심화와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예전만 못하다. 새로운 출판 기술, 예컨대 e북이나 갤럭시탭 등의 등장도 종이 출판업의 강적으로 부상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이 ‘제지업’에 한정됐다면 중장기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솔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이렇게 미리 바뀌고 있다는 것은 제지업에서 벗어나겠다는 그룹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한솔그룹 핵심 관계자는 “제지업의 경우 수익성이 정체돼 포장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계열사들을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찾도록 독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솔PNS가 자회사인 한솔인티큐브를 통해 휴대폰 유심(USIM) 카드 제조 업체인 솔라시아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솔PNS는 지류유통 부문 매출이 70%가 넘는 사실상 제지업종 회사면서도 그룹내 시스템통합(SI) 서비스를 맡고 있다. 수익성 면에서 별다른 ‘핵심 무기’가 없어 최약체로 평가 받다가 새로운 분야 진출을 시도한 것이다.

이런 ‘스몰M&A(소규모 인수합병)’ 전략은 거의 모든 계열사가 추진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크리스털온을 인수해 잉곳 및 태양광 사업 등 LED 부품 소재 사업 분야에 새롭게 진출했다. 한솔케미칼도 올해 신규 M&A 나서 글로벌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플랜트 제조 기업인 한솔EME는 국내 최초로 바이오가스 LNG화 기술개발에 성공하는 등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가스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한솔EME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한솔라이팅은 LED 조명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10년의 구조조정, 그 와중에 새롭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한솔그룹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성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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