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6월 28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첫 딤섬본드 발행에 성공한 CJ제일제당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을 때 시장 관심은 뜨거웠다. 해외공모채권 발행 경험이 전무한 CJ제일제당이 과연 할 수 있을까 의심을 하면서도 첫 발행의 성사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다.
한국물 첫 딤섬본드 주관사 경쟁도 뜨거웠다. 입찰제안서요청서(RFP)를 소수의 해외투자은행(IB)에 뿌려 후보자는 적었지만 열기는 대단했다. 입찰 참여 기회가 주어진 IB들의 승부욕에, RFP를 받지 못한 증권사들의 아쉬워하는 탄성까지 더해졌다.
BNP파리바가 자발적으로 '언더라이팅'과 파격적인 금리 조건을 내걸어 단독 주관사 자리를 꿰차자 다른 증권사들의 시기와 질투, 부러움 섞인 시선이 이어졌다.
최근 대한항공도 딤섬본드 발행을 결정하고 준비에 돌입했다. 똑같이 RFP를 돌려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했지만 IB들의 관심과 분위기가 CJ제일제당 때와는 전혀 달랐다.
RFP를 받지 못한 증권사들이 아쉬워하기는 커녕 RFP를 받은 증권사들도 주관사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 일반적으로 RFP를 받지 않아 최초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면 중간에라도 들어가기 위해 마케팅을 진행하지만 이런 움직임도 없었다. 입찰에 참여한 증권사마저도 내심 떨어지기를 바라는 곳도 있었다.
이유는 대한항공이 내건 전액 인수(fully underwritten) 조건 때문이었다. CJ제일제당 때도 언더라이팅 조건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주관사 자리를 두고 증권사들이 펼친 경쟁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한항공 '전액 인수' 항목은 발행사가 강요했다는 점에서 업계 불만이 터졌다. 이 전액 인수(Fully Underwritten) 조건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진정한 채권 IB 업무를 퇴색시켜온 '총액 인수'와 같은 방식이어서 국내 채권 시장 악습을 글로벌채권시장으로 확산시켰다는 비난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CJ제일제당 딤섬본드 발행에서 주관사의 언더라이팅 부담이 확인됐기 때문에 총액 인수를 약속해야 하는 대한항공 딤섬본드 주관사 자리를 꺼리는 분위기는 당연해 보인다.
어쨌든 대한항공 딤섬본드 주관사는 초상증권(China Merchants Securities)과 신한금융투자로 결정됐다. 언더라이팅이 보장되면서 대한항공 딤섬본드는 발행 실패 위험에서는 자유로워졌다.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과 불만이 무성했던 이 딜이 어떻게 마무리 될 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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