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6월 30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은 금융시장에서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기업으로 꼽힌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각각 100%, 3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추가 차입 여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에비타(EBITDA : 상각전이익)대 금융비용 역시 6배를 넘는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수 만은 없다. 대한통운, 하야시바라 등 잇따른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전에 뛰어들면서 외부차입 증가가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수익성 마저 저하되고 있어 재무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입·자산매각 등 재무여력 '충분'···그룹 지원여력도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CJ GLS와 컨소시엄)과 하야시바라(유니슨캐피탈과 컨소시엄) 등 M&A에 필요한 재무여력이 나쁜 편은 아니다. 지난해말 기준 에비타/금융비용은 6.1배로 추가차입 여력이 최대 5조원 규모에 이른다.

신용등급 'AA'를 기반으로 회사채 등의 시장성 조달 뿐아니라 은행권 대출도 가능하다. 현재 CJ컨소시엄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우리은행·농협과 최대 1조원 가량(각 5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투자확약(LOC)을 체결했다. 1조원 규모의 하야시바라 인수 결정시에는 일본 현지은행과 차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인수가 성사된다고 가정해도 CJ제일제당 단독으로 지원받는 차입금은 1조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지분(약 4300억원 규모)과 유휴 부동산(약 6000억원 규모) 등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1조원 규모에 달한다.

CJ제일제당측도 지난 29일 "삼성생명 지분(459만1510주), 유휴 부동산 처분으로 대한통운 인수자금의 상당부분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의 지원여력도 충분하다. CJ그룹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에비타를 창출하고 있으며 보유 현금유동성도 1조4000억원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이 가지고 있는 지분외에 6000억원 규모의 삼성생명보험 주식도 처분할 수 있다.

차입 영향 재무부담 증가 전망···수익성·현금흐름 개선 '숙제'

외부차입으로 인한 재무부담은 이전보다 커질 수 밖에 없다. 인수가격과 재무적투자자(FI) 참여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대 1조원 가량을 외부 차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재 92%의 부채비율은 150%수준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0%를 다시 넘어설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3월말 현재 차입금은 1조1627억원이며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9294억원이다.

물론 그렇다고 CJ제일제당이 이자 지급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 3년간 에비타는 3000억원을 넘었지만 이자비용은 600억원을 넘지 않았다. 올 1분기에도 595억원의 에비타를 창출했지만 이자비용은 76억원에 그쳤다. 현재와 같은 규모의 차입금이 일시에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영업수익성 저하는 해결해야할 숙제다. CJ제일제당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08년말 7.5%에서 2009년말 6.8%로 하락하더니 2010년말에는 5.2%까지 떨어졌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은 3.2%에 불과했다.

원당, 원맥, 대두 등 국제 원재료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소비자 물가 상승등의 영향으로 판매가격에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당가격은 2009년 톤당 47만9000원에서 올 1분기 톤당 75만6000원으로 57% 올랐지만 제당가격은 톤당 83만4000원에서 103만7000원으로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로인해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CJ제일제당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09년말 4194억원 잉여에서 2010년말 679억원의 부족으로 전환됐다. 올 1분기에도 667억원의 부족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줄었는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등의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소요는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대손충당금차감전 매출채권금액이 2009년말 2226억원에서 2010년말 4659억원으로 두 배이상 증가했다. 재고자산 역시 2009년말 4005억원에서 2010년말 4849억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