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 인수 쌍두마차' CJ GLS, 재무부담 '어쩌나' 다 팔아도 '1000억'..5000억원대 외부 차입 불가피
이 기사는 2011년 07월 01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은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현금흐름이 풍부한 CJ제일제당을 앞세웠다. 이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기업은 CJ GLS다.
비상장법인 물류기업인 CJ GLS는 여타 CJ그룹 계열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동원력이 뒤쳐지는 곳이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보유 자산과 연간 현금창출능력 등 재무상 유동성지표를 볼때 그렇다.
그럼에도 양사가 구성한 컨소시엄 자금조달 구조는 50대50으로 짜였다. 기본 매각 대상인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지분에 태그얼롱(동반 매도권) 권한을 가진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지분까지 더해지면 인수가는 최대 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CJ GLS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1조1000억원이라는 소리다.
◇유동화 가능 자산 총동원해도 '1000억' 불과
지난 1분기 기준 CJ GLS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30억여원에 불과하다. 유동금융자산(160억원)과 비유동금융자산(120억원)을 당장 유동화 가능한 자산이라고 해도 280억원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매각하겠다고 언급한 부동산 자산은 676억원(토지+건물) 정도다. 현실적으로 매각 실현성이 떨어지는 사옥(352억원)을 빼고 나면, 유동화 가능한 자산은 324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CJ GLS가 해당 자산을 인수자금에 총동원한다 해도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금력은 1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서 부동산 자산과 현금성 자산 등을 모두 이번 인수전에만 쏟아부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이 경우 CJ그룹으로부터 지원받기로 돼 있는 5000억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합치면 CJ GLS가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6000억원 정도다. 1조1000억원의 매각 대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000억원대 외부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CJ GLS가 당장 지고 있는 레버리지(차입금) 부담은 1439억원에 달한다. 올 1분기 기준 연결재무제표(IFRS기준)로 지난해 해외법인 운영에서 조달한 388억원의 단기차입금과 2009년 시설 확충을 위해 조달한 48억원의 장기차입금 만기(유동성장기)가 올해 하반기 돌아온다.
이런 상황에서 CJ 측은 "유동화 가능한 자산의 매각과 외부차입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외부에서 5000억원대 자금을 끌어오더라도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CJ GLS가 만약 5000억원대 차입금을 끌어온다고 하더라도 부채비율에는 오히려 긍정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CJ그룹으로부터 5000억원의 지원을 받은 후에 얘기다. 기존 자금 조달 계획이 현실화되면 부채와 똑같은 비율로 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소 5000억원대 외부차입 필요..이자비용 압박 상당
1분기 기준 CJ GLS의 총부채는 298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42.8%. CJ그룹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마무리하고 금융권에서 정확히 5000억원을 끌어오게 될 경우 부채비율은 112.6%로 오히려 낮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물론 모든 외부요인을 배제했을 경우다.
하지만 CJ의 말처럼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의 하향을 무조건 재무건전성에 유리한 해석으로 이끌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300억원대에 달하는 이자비용 때문이다. 금융권의 대기업 대출 금리(5.43%)를 고려하면 5000억원에 연간 발생할 수 있는 이자비용은 272억원 정도다.
CJ GLS의 지난해 수익성을 볼때 이같은 이자 부담은 정상적 이윤 창출에 상당한 압박을 줄 수 있다. 지난해 CJ GLS는 매출액 9215억원에 영업익 308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3.5%대에 불과하고, 당기순이익은 162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보면 300억원대의 이자비용 발생 만으로 손익이 적자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한 해 동안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볼때도 부담이 크다. CJ GLS는 2009년 329억원, 지난해에는 354억원의 EBITDA를 기록했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가야 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인수자금 조달이 재무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작 문제는 자금이 유입되는 동시에 대한통운 인수대금으로 지출될 것이라는 점에서 자산의 증가가 차입금 증가분을 희석시켜줄 수 있다는 CJ측의 설명도 근거가 사라진다. 1조1000억원대에 이르는 자산이 빠져나가는 동시에 부채만 5000억원 가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FI들을 통해 외부자금을 끌어올 경우 이같은 재무 부담은 상당부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통상적으로 보유 지분의 6~7% 수준에서 연이율을 보장하는 풋옵션을 맺는다는 점을 보면 재무활동의 실질적인 부담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의 지분법 이익을 반영하면 재무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겠지만 차입금 부담은 잔존할 수밖에 없다"며 "CJ그룹이 대한통운과 같은 물류업체인 CJ GLS와 합병 가능성 외에는 당장 시너지 측면에서 CJ그룹에 긍정적 유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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