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캐피탈, 외화차입 규제 어쩌나 RCI·BMW파이낸셜 부담…본점보증 통한 원화채권 발행 늘려야
이 기사는 2011년 07월 08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사의 외화차입 규제에 나서면서 외국계 캐피탈사의 조달 포트폴리오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외화사채가 차입금의 90%에 달하는 실정이다.
3~5년의 이행기간이 부여됐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차입금은 상환해야 하고 원화용도의 신규 외화차입은 사실상 제한됐다.
본점 보증의 형태로 외국계 캐피탈사가 국내 채권시장에서 원화조달을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원화조달 비중의 적정수준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율 과정을 거쳐 시장혼란을 막을 생각이다.
◇ RCI파이낸셜, 외화사모사채 비중 92.6%
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그룹의 국내 캡티브(Captive) 금융사인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2009년 이후 이익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르노삼성차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판매단가 인상 덕분이다. 모회사로부터 자금조달에 따른 낮은 이자비용도 큰 영향을 미쳤다.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조달자금의 대부분을 외화사채를 통해 모회사로부터 조달해왔다. 환헤지(위험회피)를 감안한 총 조달비용은 4%대 중반 정도다. 올해 3월 말 총 차입금 1조4948억원의 92.6%에 달하는 1조3837억원이 외화사모사채로 구성돼 있다.
BMW그룹의 캡티브 금융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BMW차량 판매가 증가하면서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영업규모가 커졌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BMW 차량 중 55% 안팎이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한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영업자산의 약 75%를 차입금으로 조달하고 있다. 외화차입금과 외화사채가 총 7827억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차입금의 83%를 웃돌고 있다. 관계사 차입금 비중은 2008년 말 30.1%, 2009년 말 40%에서 지난해 말 52.6%로 증가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차입금 비중은 92.2%에 이른다.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에 비해 회수예정 자산이 2000억원 이상 적은 상태다.
◇ 금융당국, 본점 보증 통한 원화채권 발행 유도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외화차입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원화용도가 아닌 때문이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씨티그룹 소속으로 저리의 자금을 홍콩과 싱가포르 지점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이 덕분에 업계 내에서 확고한 금리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씨티은행을 포함한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차입금 한도는 약 1조4000억원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씨티그룹으로부터 조달규모가 5968억원, 총차입금의 43.6%를 차지했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 관계자는 "원화용도로 외화차입금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며 "외화대출 자산과 부채가 거의 일치해 이번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사 중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외화차입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현대캐피탈은 국내·외에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을 관리해왔다. 올해 3월 말 기준 39.1%의 외화조달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장기 차입금 비중이 높은 데다 만기 분산이 잘 돼 있어서 당장 부담은 없다"면서도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유예기간 동안 전략을 세워서 지도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국계 캐피탈사에 국내 사업의 경우 원화조달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리라고 지도했다"며 "원화조달 비중에 대해서는 각 사별 상황을 감안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점에서 보증을 하는 형태로 국내에서 원화채권을 발행하게 되면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현재 외화차입금 비중에서 20%포인트 안팎 줄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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