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논란 'KIF', 이번엔 괜찮을까? 파견 직원 퇴사하면서 마찰…출자공고 연기·KIF 담당자도 교체
이 기사는 2011년 07월 11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IT펀드(KIF)의 자조합 운용사 선정을 앞두고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매끄럽지 못한 선정 과정을 놓고 공정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기 때문이다. 운용사 선정을 담당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담당자를 교체하고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는 등 고심하고 있지만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울지 여부는 미지수다.
KIF의 선정 과정에 문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당시 KIF는 2003~2006년에 3000원을 출자해 회수한 2000억원을 토대로 2기 출자를 실시했다. 각각 200억원씩 총 10개 운용사를 선정했다. 출자 규모가 컸기 때문에 43개에 달하는 벤처캐피탈이 서류를 제출했다.
문제는 1기 자조합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탈락했다는 것. KIF의 운용사 선정 기준은 정량 평가 50%와 정성 평가 50%로 이뤄진다. 겉으로 보기엔 다른 LP들의 선정 기준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차이점은 KIF의 출자자 구성에 있다. KIF의 주요 출자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다.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모태펀드처럼 정책적 기능이 가미되거나 정부의 입김이 강한 LP들과는 성격이 다른 민간자본이다.
대형 벤처캐피탈 임원은 “민간자본 성격이 강해서 그런지 KIF의 선정기준이 매우 모호하다는 시각이 많다”며 “운용 성적으로 보면 당연히 뽑혀야 할 벤처캐피탈이 탈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 3사가 선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 대표는 “민간자본인 만큼 우리들 마음대로 선정하겠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공고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정하겠다고 밝힌 자신들의 약속을 스스로 어겼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관심은 올해로 쏠린다. 현재 KIF는 1700억원을 출자해 10개 운용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34개사가 신청해 서류심사를 통해 20개사를 추린 상태다. 최종 선정은 이달 말에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출자공고가 당초 계획했던 5월초에서 6월 중순으로 한달 이상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KTOA에 파견된 이동통신사 직원들이 퇴사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빚어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에서 새로운 인력이 파견되고 기존 인력이 나가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KTOA의 KIF 담당자도 교체된 상태다. KIF 출자를 코앞에 두고 벌어진 일이다.
KTOA는 한껏 몸을 숙이고 있다. 서류 접수 업체는 물론, 1차 서류심사 통과 업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잡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KTOA의 '비밀주의'가 투명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4000억원 이상을 출자했던 정책금융공사의 경우 서류 통과 업체를 모두 공개했다. 숨겨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KIF 담당자는 “지난해 논란이 됐던 벤처캐피탈은 중소기업청으로부터일부 항목에서 D평가를 받아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안다”며 “KIF는 신청 업체의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파견 인력이 나가면서 퇴직금 정산과 관련한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모두 마무리 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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